최악 19대국회, 입법성과급 ‘2억 잔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4일 03시 00분


[‘누더기 예산’ 만든 국회]의원 56명에 인센티브 지급 예정
“부실입법 비판 안들리나” 지적

19대 국회가 부실 국회라는 비판엔 뒷짐 진 채 2억여 원이 넘는 ‘입법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사무처는 3일 국회의원 56명을 선정해 ‘입법 및 정책개발비 특별 인센티브’ 명목으로 1인당 최대 600만 원까지 지급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지급할 액수는 총 2억1400만 원이다. 입법 활동을 독려한다는 명분 아래 편법적으로 ‘쌈짓돈’을 나눠 갖는다는 지적이다.

국회사무처는 그동안 입법 실적이 우수한 의원과 정당에서 추천한 의원들에게 이 같은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해 왔다고 한다. 올해부터는 의원들의 법안 가결 여부를 반영하는 것에 더해 이른바 입법 내용의 질을 따지는 ‘정성평가제’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9명을 선정한다. 하지만 전문가 심사 등이 형식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눈먼 돈은 먼저 보는 게 임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들은 이 같은 특별 인센티브 이외에 각종 인센티브를 받고 있다. 우선 정책개발비 명목으로 1인당 최대 2963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모든 의원이 ‘균등 인센티브’란 명목으로 576만 원도 챙긴다. 이 균등 인센티브는 성과 입증이나 영수증 처리조차 필요 없어 ‘묻지 마 인센티브’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입법 활동은 의원의 당연한 책무인데도 세비와 비슷한 돈을 추가로 나눠 갖는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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