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6일 문재인 대표에게 혁신전당대회를 수용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안 의원은 “이제 더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며 묻지도 않을 것”이라며 ‘탈당 배수진’을 친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문 대표 측은 여전히 안 의원의 탈당 가능성은 낮고 결국 문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본다. 당내에서는 “이번 주 친노(친노무현) 주류와 비주류 간 전면전 등 ‘운명의 일주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安 “한 번도 분열의 길 걸은 적 없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단 한 차례도 분열의 길을 걸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2012년 대선후보를 문 대표에게 각각 ‘양보’한 것과 지난해 민주당과의 통합 등을 예로 들었다. 안 의원은 “고통스럽고 힘든 선택이었지만 그렇게 했고, 결과도 스스로 책임져 왔다”며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혁신전대가 분열과 대결의 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문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회견문을 작성하며 문 대표에 대한 격한 감정이 담긴 표현까지 넣었지만 측근들이 일부 순화시켰다고 한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안 의원이 그동안 양보했던 얘기를 한 건 ‘내가 이렇게까지 해 줬는데’라는 심경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일주일가량 지방에 머물며 정국 구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5일 이전에 안 의원이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실제 탈당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은 이제 ‘탈당은 명분이 없다’는 비판에 신경을 덜 쓴다”며 “(친노) 이런 사람들과 당을 같이 하면 정권 교체를 바라는 지지자들에게 욕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 文 측 “전대 거부 철회할 명분·실리 없어”
문 대표는 이날 안 의원의 요구에 말을 아꼈지만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혁신전대 거부를) 철회할 이유도,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앞서 문 대표는 3일 “(탈당은)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문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안 의원이 회견문에서 ‘더이상 제안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건 결국 문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문 대표가 지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문 대표와 가까운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 “안 의원은 유력 대권후보로 영향력이 있는 분이니 당무위에 (혁신전대) 요구서를 제출하거나 (전대 소집을 위해) 대의원 5000명 서명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비꼬았다.
○ 비주류, ‘마지막 거사’ 실패하면 동반 탈당
비주류 측은 이번 주부터 문 대표 퇴진 운동을 벌이며 주류와의 마지막 전면전에 나설 계획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이르면 7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이종걸 원내대표도 당분간 최고위원직 당무를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결집력이 약한 비주류의 ‘거사’가 실패로 돌아가면 안 의원과 함께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
동반 탈당 규모를 놓고는 “교섭단체 구성(20명 이상)은 충분하다”는 주장과 안 의원이 ‘혁신’ 깃발에 부합하지 않는 일부 비주류 의원들과는 거리를 둬 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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