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간 회동은 ‘대국민 홍보전’의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지도부가 모여 전략을 모색했다기보다 경제활성화 법안 및 노동개혁 법안 처리의 절박함을 알리는 ‘야당 압박용 회동’이었다는 얘기다.
이날 회동을 성사시킨 최대 동력은 박 대통령이 느끼는 국회에 대한 ‘답답함’이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법안 처리의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필요한 것에서 시작해 가능한 것부터 하다 보면 어느새 불가능한 것을 하고 있다’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얘기를 인용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다고 걱정만 하는데 경제활성화 법안, 노동개혁 법안을 통과시켜 우리 경제가 살아나면 가계부채나 일자리 문제도 자연히 해소된다”며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손도 못 대고 계속 걱정만 한다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느냐”고 말했다. 직설화법으로 야당을 정조준한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법안 처리에) 야당이 협조를 안 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정기국회 내내 애를 많이 썼다”고 말하자 “애만 많이 쓰고 별로 (성과가) 시원찮았다”고 몸을 낮추기도 했다.
원 원내대표는 “요즘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인) ‘이종걸 스토커’라는 별명을 새로 얻었다”며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해 야당이 합의하지 않으면 (법안 통과에) 애로사항이 있기 때문에 (이 원내대표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고 법안 처리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전했다.
이날 회동 제안은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5일 당일 이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를 압박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박 대통령에겐 절박함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회동이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김 대표는 청와대 회동 브리핑 도중 박 대통령이 야당을 만나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야당이 대통령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은 박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시급한 법”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회 기자실에서 노동개혁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장관이 국회 기자실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같은 시각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업활력제고 특별법안(일명 원샷법)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와 여당이 동시다발적으로 전방위 호소에 나선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도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 등의 조속한 통과를 거듭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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