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말바꾸고 시간 끌며 SNS서 약자 행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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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체포 또 연기]
퇴거→못나가→권력 눈칫밥→죄송… 자기 목적위해 그때그때 상황 모면

경찰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작전을 연기한 가운데 한 위원장과 민주노총의 투쟁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불법 폭력 시위 같은 강경 일변도의 투쟁을 펼치다 궁지에 몰렸을 때는 조계사처럼 공권력이 쉽게 미치기 어려운 곳에 새로운 투쟁 거점을 마련한 뒤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일반 국민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미 단골 메뉴처럼 돼 있다.

이번 한 위원장의 은신 때는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말을 바꾸고 뒤집는 모습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조계사 신도회가 한 위원장을 끌어내려 하는 등 퇴거 압박이 거세지자 1일 “2차 민중 총궐기 대회가 끝난 뒤 6일에는 스스로 떠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7일 오전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 간부들이 대독한 글을 통해 “노동개악을 둘러싼 국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다시 비판 여론이 들끓자 8일 오후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법 스님과 경찰에 출두할 것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시점에 대해서는 서로 충분히 논의하자는 입장을 냈었다”는 설명을 달았다.

이에 앞서 7일에는 “권력의 눈칫밥을 드신다”며 자신이 은신 중인 조계사를 비난했다가, 조계종 화쟁위원회마저 “더이상 우리 역할이 없다”며 중재 역할에서 손을 떼자 바로 다음 날엔 “경내외 소란과 충돌이 있음에 가슴이 찢어진다”며 조계사와 신도들에게 납작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수시로 말을 뒤집고 태도가 바뀌면서 한 위원장과 민주노총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그때그때 상황만 모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한 위원장과 민주노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부에 탄압받는 ‘약자’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해 지지 세력을 모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8일 한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동체대비 법회’가 9일 열린다는 공고를 띄웠다. 은신 중에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SNS에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는 말과 함께 현재 자신이 약자의 처지라고 호소하며 불교계 지지자가 뭉쳐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상균#조계사#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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