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뉴스’는 최소 10년 전, 과거 언론에 비추어진 반려(애완)동물 관련 기사와 칼럼 등을 소개한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해 새것을 알아간다는 온고지신의 방법론이다. 과거를 통해 앞날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본다. -편집자 주-
오늘 소개할 내용은 1982년 경향신문 신년호에 실린 ‘人間(인간)과 개’라는 제목의 칼럼이다. 지금으로부터 33년 전의 일이다. 당시 서울대공원의 오창영 동식물과장이 쓴 글이다. ‘마음을 알고 마음을 가진 靈物(영물)’, ‘新石器(신석기) 때부터 길들여진 생활의 伴侶(반려)’란 부제가 붙어 있다.
이 칼럼의 글쓴이는 이미 33년 전에 인간과 개는 반려자 관계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애완동물을 반려동물로 바꿔 부르자’고 한 K. 로렌츠의 주장(1983. 10.)보다 20여 개월 앞선 것이다.
글쓴이는 개의 기원설과 그들의 특?장점, 그리고 개와 인간의 공동생활을 위한 사람들의 마음자세에 대해 언급한다. 세월은 흘렀어도 논지와 주장이 명쾌하다는 생각이다.
글쓴이는 개의 기원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개의 起源(기원)에 대해서 명확한 설은 아직 없지만 같은 가축인 양이나 염소보다도 가장 먼저 사람에게 길들여진 동물임에는 틀림없다.”면서 “新石器(신석기) 시대에 벌써 사육됐었다는 사실이 뼈의 발굴로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그 뼈의 모양 또한 다양했던 것으로 보아 품종도 이미 그 시대부터 여러 가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서 “개의 조상에 대하여 어떤 학자는 티베트지방에 처음으로 나타나 딴 대륙으로 이동했다는 단일기원설을 말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몇 종류인가의 계통이 동시에 여러 곳에서 사육됐을 것이라는 다원설을 주장하고도 있다.”고 설명한다.
“또 同屬(동속)인 늑대, 코요테, 자칼 따위가 조상설로 거론되기도 하는데 그 중에도 늑대는 齒式(치식), 울음소리(짖는 소리가 아닌), 交配(교배) 가능 등을 들어 개의 조상이라고 간주하는 견해도 있다.”고 소개했다.
글쓴이는 그러나 “아래턱이 붙은 두개골을 평면에 놓으면 개의 것은 주둥이가 긴 셰퍼드건 짧은 불독이건 일단은 반드시 뒤로 넘어지는데 반해 늑대의 그것은 넘어가지 않는다는 뚜렷한 차이점이 나타나 늑대의 조상설은 성립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늑대가 오늘의 개에 얼마쯤은 혈연적 영향을 미쳤으리라는데는 異見(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개의 초능력적인 후각과 그들의 생존의 관계에 대해선 구체적인 예를 들며 이렇게 설명한다.
“(개의) 후각은 인간의 척도로는 거의 초능력적이라 할만하다. 주인이 단 2~3초 동안 가지고 있었던 지폐라도 수백 장 가운데서 쉽게 찾아낸다. 이 후각을 가장 잘 이용한 것에 사냥개나 경찰견이 있는데 개는 충직하게도 추적을 명령받은 지정 냄새만을 골라 추적을 시작한다.”며 “냄새란 휘발성의 미립자로서 이것이 물체에 묻어 휘발 방산하지 않는 한 개의 코에는 영락없이 감지된다. 도둑이 도주하며 남긴 냄새가 비바람에 일찍 흐려지지만 않으면 24~48시간 후라도 개는 냄새를 맡아낸다. 그러나 원래 후각은 도둑이나 사냥물을 추적하기 위해서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생활을 위해 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글쓴이는 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선 “상호이익 때문에 결연이 된 인간과 개는 서로 이용하기 위해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들은 언제나 인간과 일체가 돼서 일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마음과 마음의 결합은 끊을 수 없는 生(생)의 반려자 위치에 있다.”고 강조한다. 글쓴이의 이 같은 해석과 판단은 애완동물을 반려동물로 바꿔 부르자던 K. 로렌츠의 주장보다 이미 앞서 있었다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그는 덧붙이기를 “보다 연민의 정을 가지고 마음의 교류를 생각할 때 인간과 개의 공동생활의 역사도 한층 깊은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본다.”며 칼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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