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굳혀”… 分黨 치닫는 제1야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2일 03시 00분


安, 13일 기자회견서 입장 발표
2015년내 30여명 동반 탈당 관측도, 文측 “접점 없어”… 담판 미지수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分黨)의 기로에 섰다. 혁신과 통합 노선을 놓고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서로 물러서지 않으면서 주류-비주류 간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안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결심을 밝힌다. 안 의원이 탈당할 경우 비주류 의원들의 동반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잠행 엿새째인 안 의원은 11일 서울 인근에서 당 잔류와 탈당을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안 의원과 가까운 송호창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과 장시간 얘기했는데 탈당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 이미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송 의원 자신은 “탈당하지 않는 게 맞다”며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안 의원 측근들 사이에선 “당에 남아 백의종군해봐야 얻는 게 없다”며 탈당하는 쪽 의견이 우세했다고 한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이)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카르텔을 쉽게 깨뜨릴 수가 없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걸 깨고 새로운 야권 지형을 만들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 의원 측근인 문병호 의원은 “안 의원이 탈당하면 다음 주쯤 호남과 수도권 중심으로 5∼10명이 동반 탈당할 것”이라며 “나도 바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을 포함해 최원식 최재천 유성엽 황주홍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높다. 연말까지 30여 명이 탈당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안 의원이 탈당 쪽으로 결심을 굳히면 야권의 정치지형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새정치연합 창당 당시 안 의원과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한길 의원,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손을 잡으면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야권발 정계 개편이 휘몰아친다. 이럴 경우 총선 정국은 여야 일대일 구도가 아니라 ‘다야(多野)’ 구도로 급변하게 된다.

안 의원은 자신의 기자회견 이후 예상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이 주말 동안 파국을 막기 위해 물밑 조율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문 대표 측은 “제안할 게 있어야 만나는데 접점이 없다”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길진균 기자
#안철수#탈당#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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