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신고식 치른 ‘철수 정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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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탈당 후폭풍]
민주당과 합당이후 1년9개월
‘새정치-혁신’ 대표브랜드 퇴색… 3년만에 정치 ‘압축경험’ 성과도

“다시 1년 9개월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새 정치’와 ‘혁신’이라는 자산을 소진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마쳤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을 두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얘기다. 지난해 3월 전격적으로 민주당과 통합한 뒤 1년 9개월 만에 다시 홀로서기를 하는 안 의원이 ‘정치시계’를 ‘0시’로 되돌렸다는 것이다.

안 의원의 출발은 좋았다. ‘안철수 신당’은 지난해 민주당과 합당 직전인 2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 18%를 얻어 민주당(15%)보다 높았다. 새정치연합으로 합당한 직후에는 30%대로 뛰어올랐다. ‘안철수 효과’가 발휘됐다.

하지만 정점은 일찍 찍혔다. 4월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고 7·30 재·보궐선거에서 패하면서 4개월 만에 공동대표직을 사퇴했다. 지난해 초까지 1위를 달리던 야권 대선 주자 지지율도 6·4지방선거 직후에는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3위로 밀렸다. ‘철수(물러선다는 의미) 정치’에 “새 정치의 이미지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받으며 중도층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안 의원은 소득도 있었다. 그는 평소 “정치권 3년이 30년 같았다”면서도 “압축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당) 바깥에 있었으면 기존의 정당 내부 구조를 잘 몰랐을 것”이라며 “좌절도 하고 기초연금도 관철시켜 보면서 배웠다”고 했다. 제1야당 대표를 맡아 야당 내 계파 간 역학관계를 몸에 익혔다는 것이다.

현역 의원들과 관계를 쌓은 것도 안 의원의 자산이 됐다. 안 의원은 김한길 의원과 공동대표를 지내며 최재천 최원식 정성호 등 김한길계 의원들과 가까워졌다. 동반 탈당을 예고한 문병호 의원도 안 의원의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라며 “안 의원은 앞으로 비주류, 호남 수장의 유혹을 떨치고 ‘반(反)여당 비(非)야당’ 성향의 중도층을 적극 대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안철수#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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