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 단장인 현송월(37)은 김정은의 첫사랑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보다 다섯 살 많은 현송월은 노동당 국제부장과 노동신문 책임주필을 지낸 현준극의 조카다. 연상의 여인인 성혜림과 연인 관계였던 아버지 김정일은 쓰라린 경험 때문이었던지 둘 사이를 떼놓았다고 한다. 강명도 경민대 교수는 “현송월이 그 나이에 인민군 대좌(대령) 계급을 단 것은 김정은의 총애가 없다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일 사망 후 김경희와 장성택은 은하수관현악단의 간판 성악가인 이설주를 김정은의 배필로 천거했다. 여자 문제가 권력승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 모란봉악단은 2012년 김정은의 지시로 창단됐지만 부인 이설주가 악단 멤버의 선발에 깊이 개입했다고 한다. 현송월은 보천보전자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의 성악가수로 이름을 떨쳤다. 이설주가 남편과 옛사랑인 현송월의 염문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때 현송월의 처형설이 나돌았던 것도 두 여인의 암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공연 내용이 김정은 숭배 일색이어서 중국이 참석 인사의 격을 낮췄다”고 공연 취소 이유를 추정했다. 대북 라디오 매체인 자유북한방송도 중국이 김정은 찬양 일색인 공연곡 교체를 요구하자 현송월이 “우리의 공연은 원수님(김정은)께서 직접 보아주신 작품이기 때문에 점 하나, 토 하나 뺄 수 없다”고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현송월이 평양에 보고한 뒤 공연 시작 불과 몇 시간 전에 철수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은은 “중국 것들에게 끌려 다니지 말라”고 ‘대중(對中) 고자세’를 올 10월 지시했다. 중국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한 직후였다. “버티면 중국이 숙이게 된다”는 것이다. 모란봉악단 공연 취소도 그 연장선에서 나왔을지 모른다. 그러나 안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이 화가 많이 났을 것”이라며 북-중 관계에 적지 않은 후유증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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