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위험수위를 넘나들던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양국의 이슬람국가(IS)격퇴를 위한 ‘한시적 동침’으로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5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잇따라 회담하고 IS 격퇴 협력 방안 및 테러 대응책, 우크라이나 분쟁과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케리 장관은 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일부 공통분모에 도달했다”면서 “시리아 정부와 반군 간 정치적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특히 케리 장관은 “미국은 시리아에서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미 ABC방송은 러시아가 지지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양국은 또 시리아 사태의 논의를 위해 18일 뉴욕에서 ‘국제적시리아지원그룹(ISSG)’ 회담을 열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인 ISSG에서는 과도 정부 구성과 새 헌법에 따른 선거 실시 등 정치적 해법에 합의하고 내년 1월 1일을 목표로 알아사드 정권과 반군 간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ISSG에는 중동 국가들과 유엔 안정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독일, 이탈리아 등 17개국과 유엔, 유럽연합(EU), 아랍연맹 등이 참여하고 있다.
양국은 IS격퇴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확인하고 IS와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알누스라전선 등의 테러 집단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데도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과 관련, 케리 장관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양자 협상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미국은 러시아 고립 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고도 밝혔다. IS 격퇴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對)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일종의 유인책으로 시사한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정전협정인) 민스크 협정이 더 빨리 이행되면 서방의 대러 제재도 신속하게 해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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