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리는 美 ‘제로금리’]
점진적 인상 공언… 속도-폭 주목, ‘2016년 3회 걸쳐 0.75%P’ 전망 많아
미국 월가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해 왔다. 7년이나 이어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제로 금리’가 경제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 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97%가 12월 제로 금리 탈출을 예상했다. 또 82%는 “이번에 금리를 안 올리면 연준의 신뢰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은 올해 안으로 연준이 금리를 몇 차례나 그리고 어느 정도의 속도로 올리느냐에 쏠리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와 관련해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점진적’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다.
브루스 비틀스 RW베어드 수석전략가는 “옐런 의장은 ‘첫 금리 인상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첫 인상) 이후가 중요하다고 말해 왔다”며 “옐런 의장은 ‘제로 금리 탈출’을 발표하면서 점진적 금리 인상을 강조해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내년 금리 인상 횟수는 ‘3회’가 가장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경제 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회 0.25%포인트씩, 연간 총 3회 0.75%포인트 인상을 점친 전문가가 응답자 중 39%였다. 그 뒤로 4회(연간 총 1%포인트 인상) 30%, 2회(총 0.5%포인트 인상) 24% 순이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18개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도 이와 비슷했다. 3회(0.75%포인트)라는 응답이 절반(9개 은행)을 차지했고, 2회(0.5%포인트)와 4회(1.0%포인트)가 각각 5개, 4개 은행이었다. 일부 은행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조금씩 천천히 올린다면 미 달러화의 강세 추세가 2016년 하반기에 정점을 찍고 점차 유로화나 엔화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보다 ‘실물경기가 많이 개선됐으니 통화정책을 정상화하자’는 의미가 더 크다”며 “금리 인상이 실물경기 상황을 봐가며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준은 물가상승 목표치를 2%로 설정했지만 실제 인플레이션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그래서 일부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상이 아니라, 오히려 경기부양책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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