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투신자살…“생존 결정하는 건 수저색깔” 유서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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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18일 09시 20분


서울대학교 학생 A(19)군이 18일 오전 3시 56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서울 관악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A 군은 이날 오전 서울대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제 유서를 퍼뜨려 주세요’라는 글을 올리고 약 20분 뒤 자신의 옥탑방이 있던 5층 건물 옥상에서 투신했다.

그는 유서에서 “저를 힘들게 만든 건 이 사회고, 저를 부끄럽게 만든 건 제 자신”이라고 했다.
그는 “일생동안 추구했던 가치는 합리인데 이 세상의 합리와 저의 합리와 너무나도 달랐다”며 “먼저 태어난 자,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논리에 굴복하는 것이 이 사회의 합리다. 제 개인적으론 비합리라 여길 수 있어도 사회에서는 그 비합리가 모범답안”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저와는 너무도 다른 이 세상에서 버티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A 군은 “죽는다는 것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합리적인 일은 아니다”, “정신적 귀족이 되고 싶었지만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수저 색깔 이었다” 등의 내용도 남겼다.

아울러 “우울증은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로 완화된다”며 자신에게 위안을 준 사람들을 거명해 우울증을 앓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유서에는 “치킨을 먹고 싶지만 메탄올의 흡수 속도가 떨어질까 봐 먹지 못하겠다”는 대목도 있다.

이 글을 본 친구의 신고로 구조대원이 출동해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강제로 열려 했으나 그 사이 A 군은 투신했다.

경찰은 주변인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서에 나오는 메탄올 관련 분석을 의뢰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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