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19일 당선 3년
경제 빨간불… 청년 일자리 아우성, 국정화 논란 이어 국회와 입법충돌
“집권 4년차 국정동력은 소통” 지적
“민생 대통령, 약속 대통령, 대통합 대통령,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
3년 전인 2012년 12월 19일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 2000여 명 앞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대선 승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마음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듬해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 가자”고 역설했다.
대선 승리 3년이 지난 지금 박 대통령은 그 약속을 얼마나 지켰을까. 박근혜 정부는 외형적 지표는 비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올 3분기 성장률은 5년 만에 가장 높은 1.3%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출 순위는 세계 6위로 한 단계 올랐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미진하지만 첫걸음을 내디뎠고, 남북관계는 원칙 있는 대응으로 ‘도발→보상→도발’의 악순환을 끊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국민은 변화의 바람을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 경제 현안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져 있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의 아픈 얘기는 더 이상 뉴스가 되지 못할 정도다. 가계부채는 3년 새 200조 원이 늘어 1200조 원에 이르러 언제 터질지 모를 경제 ‘뇌관’으로 떠올랐다. 만성화된 경제 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나 저유가 등 외부 요인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합’의 길은 멀어 보인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을 둘러싼 이념, 계층, 세대 간 갈등은 여전하다.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정면 충돌하고, 국회 내에선 여야가 싸우고, 보수-진보 진영의 대결은 고조되고 있다. ‘창조경제’와 함께 경제 부흥의 쌍두마차로 불렸던 ‘경제민주화’는 제자리걸음이다.
책임과 약속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으로선 지금 상황이 답답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18일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오찬에서 “나도 편안하고 쉽게 대통령의 길을 갈 수 있지만 신뢰를 보내준 국민을 위해 연일 애끓는 호소를 하고 있다”며 “국가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건 국민의 체감도가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요즘은 걱정으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까지 과감히 만나며 설득하는 소통의 리더십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집권 4년 차엔 국회의원 총선거와 여야 지도부 교체 등 주요 정치 일정이 촘촘하다. 권력지형이 요동칠 가능성이 커 국정 운영의 동력은 떨어질 수 있다. 박 대통령은 3년 전 초심(初心)으로 돌아갈 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