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안대희 전 대법관(사진)을 40분 정도 만났다. 안 전 대법관의 총선 출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김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법관에게 당의 총선 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적 판단을 해서 협조해 달라는 정중한 권유를 했다”며 “안 전 대법관도 ‘당 지도부 취지에 공감한다. 당에서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지역을 특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안 전 대법관이 강조했던 부산 해운대가 아닌 수도권 접전지역이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앞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단계적으로 만나 보겠다”면서도 “특정 지역에 내리꽂는 전략공천과는 완전히 다른 거다. 민주적 절차를 거친 경선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험지출마론’이 사실상 전략공천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움직임이지만 ‘거물급 후보’를 차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선 벌써부터 “전략공천이 아니면 전략경선이냐”는 말까지 나온다.
안 전 대법관은 김 대표의 설명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안 전 대법관은 이날 김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부산 해운대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하느냐”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당 지도부의 의견을 심사숙고하겠다”며 수도권 출마 가능성도 열어 놨다. 방향 선회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최근 부산에서도 안 전 대법관을 만나 같은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당시 안 전 대법관은 부산 출마 고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유철 원내대표가 21일 공개 회의석상에서 안 전 대법관을 지목해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며 험지출마론을 공론화하자 상황이 바뀌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안 전 대법관으로선 본선도 아닌 경선에서 패배한다면 정치적으로 큰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안 전 대법관이 경선보다는 본선이 더 치열한 수도권 출마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황식 전 총리는 지난해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치 무대에서 밀려나 있다. 안 전 대법관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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