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을 지낸 서울대 조국 교수는 24일 “안철수 의원의 강력한 지지자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2016년 총선 포기론’이 실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 측을 사실상 ‘총선 포기론’의 배후로 지목한 것이다.
‘총선 포기론’은 뿌리 깊은 계파 갈등으로 지리멸렬한 제1야당을 끌고 가느니 내년 총선에서 철저히 망가진 뒤 체질을 바꿔 2017년 대선을 노리는 정치실험을 해야 한다는 야권 일각의 주장이다.
한 교수는 최근 ‘벼랑 끝에 선 제1야당과 문재인’이란 제목의 언론 기고문에서 이와 유사한 논리를 펼쳤다. 한 교수는 “어차피 내년 총선은 틀린 것이고 다음 대선을 위해서라도 현재의 제1야당을 일단 무너뜨려야 한다는 가치판단의 돌연변이가 넓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면 신당을 둘러싼 정치 지형이 크게 변할 것이다. 야권 개편의 회오리바람이 불 것”이라고 썼다.
새정치연합 친노 주류 측은 안 의원이 탈당을 감행한 것도 결과적으로 총선 패배를 유도하고, 책임을 문 대표와 친노 세력에 떠넘기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총선 패배를 계기로 친노 세력을 야권에서 축출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얘기다. 당 관계자는 “안 의원이 총선 목표를 새누리당의 ‘과반 저지’가 아닌 ‘개헌선 저지’로 설정한 것도 총선 승리보다는 대선 승리에 방점이 있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국민의 혁신과 변화에 대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생각은 하지 않고, 총선 포기론 같은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흘려서 벌써부터 총선 패배의 책임을 안 의원에게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비주류 측은 오히려 문 대표 측이 ‘총선 포기론’의 진원지라고 맞서고 있다. 일찌감치 문 대표와 친노 진영이 차기 대선을 바라보고 공천 과정에서 가치관이 다른 비주류들을 배제하는 당의 ‘통합’보다는 ‘정예화’의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한다. 문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가 설령 좀 작아지는 한이 있더라도 더 단단해져야 하고 더 결속해야 합니다”라고 쓴 것도 그 연장선상이라는 것이다.
비주류의 수장격인 김한길 의원은 “총선에서 져도 대선에서 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위험하다. 총선에서 이기려면 바깥사람들과 하나로 뭉쳐야 하는데, 그 최소 조건이 문 대표가 물러나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고 김 의원 측 인사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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