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재론 금지” 쐐기 박으려는 日-“日정부 책임 인정” 확답 받으려는 韓

28일 한일 외교장관 공동회견

일본이 내놓을 카드는…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7일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12차 한일 국장급 협의를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이날 협의를 바탕으로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의 담판은 위안부 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최종 담판이 벌어진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28일 오후 2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1시간 동안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결과를 발표한다.

일본은 ‘이번이 위안부 관련 최종 합의이며 재론 금지’에 쐐기를 박으려는 반면 한국은 △일본의 ‘정부 책임’ 인정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치유 조치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고위 당국자는 27일 양국 협상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보낼 사죄 편지에 고노 담화에 나왔던 ‘군(軍)의 관여 인정’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을 담겠다고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는 숨어있는 ‘뜨거운 감자’다. 일본 측은 이 문제까지 포함하려 했지만 ‘한일 협상이 타결되면 해결될 사안’이라는 한국의 원칙에 따라 회담에서 거론하더라도 기자회견에는 다루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한일 정상회담(11월 2일)을 계기로 협의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일은 ‘창의적 해법을 찾자’는 공감대는 있다고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한일 협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결단이 필요하다. 피해자와 시민단체, 국회를 설득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교회담에서 합의 내용의 얼개를 공개한 뒤 여론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한일 정상회담에서 최종 타결을 선언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교도통신은 한일 외교장관이 합의하면 내년 3월 미국 핵안보정상회의 때 한일 또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어 “최종 해결 확인문서를 발표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도쿄=장원재·배극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