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이 떠난 후 남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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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28일 12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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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6일 미국 뉴욕에서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2003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지 12년 만이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에서 홀로 천 화백을 모셔온 맏딸 이혜선(섬유공예가) 씨가 8월 중순 서울시 측의 협조를 얻어 어머니의 유골함을 들고 천 화백의 그림이 전시돼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실과 수장고에 다녀간 사실이 10월 말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혜선 씨는 뉴욕의 한 성당에서 조용하게 장례식을 치르고 한국과 미국 양쪽에 사망 신고를 했다. 하지만 이씨가 이런 사실을 동생들에게 알리지 않은 탓에 장남 이남훈, 차녀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칼리지 교수, 둘째 사위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 차남 김종우(작고) 씨의 아내 서재란 씨 등은 10월 18일 천 화백의 은행 계좌 정지 경위와 관련된 전화를 받고서야 어머니의 별세 소식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들은 10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작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고인에게 국가와 서울시가 격식을 갖춰 예우해줄 것과 유해를 어디에 모셨는지 알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10월 30일에는 유가족과 미술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추도식이 열렸다. 이날 문범강 씨는 전문가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미인도’ 위작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유족들이 수집한 증거를 전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혜선 씨는 11월 10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경자 화백의 유해를 고인이 생전에 강아지들과 함께 산책하곤 했던 미국 뉴욕 허드슨 강가에 뿌렸다고 밝혔다.

글 ·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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