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전 람보르기니 브랜드 총괄 임원인 맨프레드 피츠제럴드(52)를 제네시스 전략담당(전무)으로 영입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 역량을 집중한다. 이와 함께 화교인 왕수복(王秀福) 현대차그룹유한공사 총경리(53)를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도 탄생했다. 그러나 최근 악화된 실적을 반영해 임원 승진 규모는 2011년 이후 최저인 368명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은 28일 ‘201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 측은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BMW, 렉서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해외 마케팅 전문가인 피츠제럴드 전무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너럴모터스(GM) 오펠을 거쳐 2006∼2011년 람보르기니 브랜드 총괄 책임으로 일하면서 마케팅 전략과 광고, 딜러 발굴 등을 총괄했다.
벤틀리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벤테이가’를 디자인한 루크 동커볼케 전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50)는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에 임명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BMW에서 고성능 브랜드 M을 총괄한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해외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마트카, 친환경차 등 미래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전체 승진 임원 중 42.9%를 연구개발(R&D) 및 기술 부문 인사로 배치한 것도 특징. 2012∼2013년 30%대였던 R&D 및 기술 부문 승진자 비율은 2014년 인사부터 40%대로 올라왔다. 변속기 부문에서 2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한 박종술 연구위원(51)은 수석연구위원(전무급)에 임명됐다. 중국 시장 책임자를 승진시킨 인사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신형 스포티지’와 ‘신형 아반떼’ 등을 중국 시장에 선보이며 총공세를 펼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안현주 현대·기아차 정보기술(IT) 기획실장(43)을 이사대우로 임명하며,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신규 임원인 이사대우, 연구위원 134명 가운데 23.9%인 32명은 연차와 관계없이 승진하는 발탁인사로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의 승진 규모는 368명으로, 지난해 433명보다 15% 감소했다. 올해 1∼3분기(1∼9월) 현대·기아차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7%, 11.2%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미래 사업을 위해 해외 우수인재를 영입하고, 연구개발과 기술 부문 승진자를 확대하는 등 예년의 인사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