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주도로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이 정부 예산을 출연하는 방안은 청와대가 적극 추진한 아이디어로 확인됐다. 위안부 피해자뿐 아니라 관련 단체도 포용해야 문제 해결에 다가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움직임이다.
외교 소식통은 28일 “재단 설립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상뿐 아니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관련 단체의 추후 활동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올해 상반기부터 공감대가 만들어진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가이드라인에는 46명의 생존 할머니뿐 아니라 관련 단체의 동의도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정대협 등은 1991년 위안부 문제가 불거진 이후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데 앞장서 왔다. 하지만 한일 교섭으로 문제가 타결되면 단체들이 존재 의미를 잃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한일은 이 재단을 통해 ‘명예와 존엄의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 사업’을 하고 자금의 성격도 ‘치유금’으로 불러 관련 단체들이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었다.
2012년 한일이 사사에 안(案)을 논의할 때나 1996년 아시아여성기금 당시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돈이 배상금이냐 위로금이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 정부가 만드는 재단에 일본 정부가 직접 예산을 출연해 이런 논쟁을 아예 차단했다는 점에서 정부는 ‘창의적 해법’이라고 자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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