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대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에게 법원이 ‘친권행사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피해 어린이 A 양(11)의 아버지 B 씨(32)의 친권은 정지됐고, 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이 임시 후견인으로 지정됐다.
인천지법 가정보호 1단독 문선주 판사는 A 양 사건과 관련해 24일 직권으로 피해 아동 보호명령 재판을 시작했고 28일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후 조사를 거쳐 보호 위탁, 친권의 제한이나 정지 중 어떤 아동 보호명령을 내릴지 추가로 결정한다.
법원의 친권행사정지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A 양의 친할머니가 손녀를 양육하겠다는 뜻을 경찰에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할머니가 키우면 안 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28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 양의 할머니와 큰아버지는 24일 인천 연수경찰서를 찾아와 A 양을 만나고 싶다며 맡아 기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A 양을 보호하고 있는 전문기관은 할머니의 요구가 A 양의 심리적 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일단 불허했다. A 양의 의사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데다 누가 양육할지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도 이들이 A 양의 혈육이지만 동시에 학대 가해자인 아버지의 가족이기 때문에 섣불리 A 양을 인계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A 양의 어머니는 연락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8년 전 B 씨와 이혼할 당시 양육 의사가 없었던 A 양의 모친을 찾았다가 다시 양육을 거부당하면 자칫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다. 친권자인 모친이 나타나더라도 친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중대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법원은 친족이나 전문기관 등 제3자를 후견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
친할머니가 손녀를 양육할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친인척의 양육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 양과 유대감이 없다거나 아들인 B 씨의 입장을 더 고려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지적이 쏟아졌다.
A 양은 현재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및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로 구성된 특별진료팀의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탈출 당시 몸무게가 4세 아이 평균인 16kg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0kg으로 증가하는 등 건강을 회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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