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중장년 지지 견고… 2030은 70%이상 부정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일 03시 00분


[2016 새해 특집/신년 여론조사]朴대통령 집권 3년 평가

집권 4년 차를 맞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층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견고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정윤회 문건 파문, 지난해 성완종 게이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의 악재를 거치며 지지율이 한때 20∼30%대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내 40%대 지지율을 회복하는 패턴을 보였다.

동아일보·채널A 신년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5.9%였다.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직접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집권 후반기의 국정 동력을 잃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반대층도 결집하면서 부정 평가가 50.4%로 높았다.

○ 박 대통령, ‘지지층’은 견고 ‘소통’은 부족


박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진에 “지지율 때문에 일하느냐”고 말하곤 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보면 박 대통령이 지지층에 대한 확고한 자신이 있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이 집권 4년 차를 맞아서도 새누리당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 대통령은 각종 현안에 확실한 주장을 밝히면서 내 편과 네 편이 확실히 갈린다.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마니아’가 확실한 지지층을 유지하는 한편으로 반대층도 견고하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확연히 갈린 이유다.

지지층이 연령대로 확실히 구분되는 양상도 여전하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연령대 가운데 중장년층인 60대 이상(81.6%)과 50대(57.7%)는 견고하다. 반면 부정 평가는 30대(74.7%)와 20대(73.4%)에서 높았다.

박 대통령은 2014년 당시 신년 여론조사에서 ‘소통이 부족하다’(21.6%)는 지적을 받았다. 대통령이 사람들과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누고, 각계각층의 천거를 받아 폭넓게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서 가장 아쉬웠던 분야는 ‘국민과의 소통 부족’(26.4%)이었다. 모든 연령층이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아쉬워했고 그중에서도 20대(39.6%)가 가장 높았다.

‘야당 등 정치권과의 대립·갈등’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정치권을 향해 ‘배신의 정치’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이라며 호통만 칠 게 아니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외교 성과와 대북정책이 지지율 떠받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친 힘은 ‘외교적 성과’와 ‘원칙에 따른 대북정책’이었다. 지난해 초 ‘13월의 세금’이 된 연말정산 파동을 겪었지만 8월 북한의 지뢰 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를 이끌었다. 당시 원칙 있는 남북 관계 대응으로 도발의 악순환을 끊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일본과 타결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협상도 박 대통령의 성과로 꼽혔다.

일본이 공식적으로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이름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가 나온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외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9월 주요 교역 대상국이자 대북 영향력을 지닌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신(新)외교를 펼쳤다.

10월에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처음으로 북핵 문제 등에 대한 공동성명을 내기도 했다. 외교적 성과는 60대 이상이 31.0%로 가장 높았고 대북정책은 20대(31.6%)와 50대(23.0%)에서 비교적 호응을 얻었다.

○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리더십 필요


다만 박 대통령의 재임 3년간의 성적표는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50대 이상에서는 긍정 평가가 높았던 반면 20∼40대에서는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매우 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0.6%에 불과했다. 30대 응답자 10명 중 4명(43.7%)은 ‘매우 잘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대구 경북에서 다소 변화가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2년 전 조사에서는 부정 평가는 21.1%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2.4%로 높아졌다. 반면 긍정 평가는 66.2%에서 63.6%로 떨어졌다. 2년 전 12.8%였던 모름·무응답층이 이번에는 부정적 평가 쪽으로 기운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정부가 최우선 순위로 추진해야 할 국정 현안으로는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 활성화’ 등이 꼽혔다. 박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올해 얼마나 실질적인 결과물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박근혜#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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