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동에서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대부인 이란이 정면충돌하면서 미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세를 확장하는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서는 중동 이슬람계의 ‘빅2’인 두 나라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우디가 자국 내 시아파 반(反)정부 인사 4명을 처형한 것을 계기로 양국이 부딪히면서 중동 지역 반IS 국제연합군 전력에 적지 않은 균열이 우려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올해 최우선 외교 현안으로 지난해 프랑스 테러를 자행한 IS 격퇴를 꼽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 성명을 내고 “사우디 정부가 시아파 지도자들을 처형한 것을 다시 한 번 우려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지도자들이 어느 때보다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측이 차이점을 풀어나가기 위해선 외교적 약속과 함께 직접적인 대화가 필수적”이라며 “미 정부는 양측 지도자들이 긴장 완화를 위한 단계를 밟아나가도록 계속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사태가 오랜만에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전황(戰況)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걱정한다. 미국 등의 공습에 힘입어 이라크군은 지난해 12월 IS의 거점인 라마디를 탈환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군이 아직 지상군 투입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에서 입김이 센 사우디, 이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이라크 모술, 시리아 락까 등 다른 IS 거점 지역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필요하면 조만간 양국 정상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 확산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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