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시작된 사건이 ‘거짓 모성애’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한 달 자신을 둘러싸고 봇물처럼 터져나온 의혹들에 관한 신은경의 입장, 지인들의 이야기를 취재했다.
사면초가에 진퇴양난이다.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해명은 또 다른 반박으로 빛을 잃었다. 최근 갖가지 송사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배우 신은경(43) 얘기다. 신은경은 전 소속사인 런엔터테인먼트의 대표뿐만 아니라 전 남자친구와도 금전 문제로 민사소송 중이며, 주변 사람들과 금융기관에 수억원의 빚을 진 상황에서도 억대 쇼핑과 여행을 즐겼다는 등의 증언이 나와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린 건 신은경의 전 시어머니가 제기한 ‘거짓 모성애’ 의혹. 2007년 이혼 후 그가 홀로 키워온 것으로 알려진, 뇌수종으로 투병 중인 아들을 지난 8년간 친할머니가 돌봐온 사실이 새롭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 일로 신은경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신은경은 이후 방송과 언론을 통해 여론 뒤집기에 나섰다. 현재 신은경을 둘러싼 논란은 크게 세 가지. 전 소속사와의 분쟁과 전 남편의 부채 변제 여부, ‘거짓 모성애’ 의혹에 관한 것이다.
쟁점 1 전 소속사 돈 ‘먹튀’? 먼저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전 소속사와의 금전 분쟁부터 들여다보자. 신은경의 전 소속사는 그가 벌어들인 수입보다 쓴 돈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수입이 약 27억원이었던 반면 사용액은 약 30억원이라는 것. 이에 전 소속사는 신은경에게 2억4천여만원의 채무를 변제하라며 소송을 걸었다. 이에 대해 신은경은 관련 서류들을 가지고 3년 반 동안의 소득을 정산했는데 자신이 오히려 3억여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금전 문제에 관한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리면 될 일”이라고 응수했다.
전 소속사 측은 신은경이 돈을 많이 버는 데도 계속 쪼들리는 이유가 호화 여행, 억대 쇼핑 등 사치스러운 생활 습관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신은경은 “2013년 하와이 여행은 전 소속사 대표가 휴가차 보내준 것이었고, 억대 쇼핑설도 드라마 의상을 구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는 주장을 폈다. 쟁점 2 전남편 빚 직접 갚았나? 전남편의 채무를 신은경이 직접 갚았는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신은경의 전남편인 김정수 씨는 한때 잘나가던 연예기획사 플레이어 엔터테인먼트 대표였지만 팬텀과의 합병 과정에서 자금 압박을 받다 빚을 크게 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경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전남편의 빚을 갚느라 경제적으로 힘들었다”고 언급했으며 방송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전남편 김씨의 한 친구는 이에 발끈했다. 김씨의 빚을 대신 갚아줬다는 그는 방송에서 “신은경은 전남편 빚을 갚은 게 없다. 내가 빚 갚으라고 신은경의 전남편에게 5억원 정도 줬다. 그런데도 신은경이 TV에 나와 전남편의 빚 때문에 힘들다고 해서 화가 났는데 신은경의 전남편이 ‘애 엄마니까 내버려두자’고 하더라”며 씁쓸해했다. 신은경은 이에 “전남편의 빚을 직접 갚았다는 증거가 있다”며 남편이 자신의 동의 없이 사인했다는 출연계약서와 이 때문에 생긴 채무를 갚았다는 변제 확인서를 방송에서 공개했다.
쟁점 3 거짓 모성애? 신은경의 전 시어머니는 지난해 12월 8일 MBC ‘리얼스토리 눈’을 통해 “신은경이 이혼 후 8년간 단 두 번 아이를 보러 왔다. 그럼에도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장애인 아들 키우느라 힘들다고 할 때 치가 떨린다. 5년간 신은경에게서 (양육비로) 1천원도 받은 적이 없다”며 거짓 모성애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후 아픈 자식을 나 몰라라 하고 자식의 장애를 자신의 이미지를 띄우는 데 이용했다는 비난이 일자 신은경은 “거짓 모성애라니? 있을 수 없다”며 “내가 비난받는 건 괜찮은데, 아이한테 몹쓸 인간에게서 태어난 자식이라는 오명을 씌우는 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지난 5년 동안 신은경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아들의 활동보호사 증언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사진을 방송에 공개했다. 신은경에 따르면 2013년 4월 그가 아들과 친어머니, 친동생 내외, 조카, 작은삼촌과 함께 놀이동산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신은경의 부연 설명은 이렇다.
“8년간 두 번 봤으면 아이가 나를 어떻게 알아보겠나. 그 전에도 양육비를 줄곧 친정어머니가 봉투에 넣어 전 시어머니께 갖다 드렸다. 또 옷, 병원비 등이 필요하면 저희 어머니에게 연락했고, 그러면 그걸 보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얼마를 지급해왔던 것은 아니다. 아이를 돌보는 아주머니 월급 외에 병원비 등 여러 가지 비용을 지급했는데, 그럼에도 언젠가 내가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아들 보험을 들어놓았다. 지금도 그 보험 때문에 전 시어머니도 도움을 받고 있다.” 방송 관계자 “신은경도 피해자, 상처가 많다” 신은경은 친권과 양육권이 자신에게 있음에도 아이를 전 시어머니에게 맡긴 이유에 대해, 전 시어머니가 손자를 좀 더 편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자신은 밤샘 촬영하는 일도 허다해 아이를 옆에서 돌봐주기가 쉽지 않다는 것. 신은경과 전남편 김씨를 잘 아는 방송 관계자도 “신은경은 아이를 돌보기가 힘들다”며 “빚이 많아 계속 바쁘게 일해 돈을 벌어야 하는 것도 한 이유지만, 무엇보다 심신이 미약한 것이 문제”라고 귀띔했다. 그는 “신은경도 따지고 보면 피해자”라며 “청소년기에 데뷔해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며 험난한 연예계에서 살아남으려고 하다 보니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며 “신은경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한 휴식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글 · 김지영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시스, SBS ‘한밤의 TV연예’ 캡처 | 디자인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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