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 파행이 극심해진 것은 2015년부터다. 2014년까지는 중앙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비를 부담했지만, 정부가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2015년부터 이를 시도교육청 부담으로 바꿨기 때문.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누리과정 예산 갈등은 지난해 내내 이어졌지만 결국 학부모들에게 12개월분 모두 지원이 이뤄졌다. 2014년 말에 2015년 예산안을 짜면서 정부와 국회가 막판 협상을 통해 정부가 예비비를 편성하고, 시도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하면 정부가 이자를 책임지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초에는 대부분의 시도가 누리과정 예산을 3∼6개월분만 편성했다. 하지만 4월에 누리과정 예산을 위해 한시적으로 정부 보증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게 한 지방재정법이 통과되면서 서울 인천 광주 경기 강원 전북을 제외한 11곳 시도가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했다. 이어 5월 교육부는 5064억 원의 예비비를 마련해 각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냈다. 이 돈으로 초중고교에 필요한 각종 예산을 충당하는 대신 교육청 예산으로 누리과정 지원비를 내도록 했다. 법령상 국고로 누리과정 지원비를 부담할 수 없기 때문에 우회 지원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북을 제외한 5개 시도도 지방채를 발행하고 예비비를 활용해 누리과정 예산을 모두 편성하게 됐다.
지난해 누리과정 예산을 3개월분만 편성한 전북의 경우 일찌감치 4월부터 보육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컸음에도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예산 편성을 계속 거부했다. 이에 어린이집연합회가 집단 휴원을 예고하고, 학부모들이 김 교육감의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등 반발이 커지자 전북도의회와 전북도교육청이 하반기에 추경 예산을 편성하면서 보육 대란을 봉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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