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총회 술자리 폭행사건 계기로 교수들 비위 고발 투서 잇따라
학내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분명 학생을 폭행한 건 잘못입니다. 하지만 사건의 배후에는 다른 교수가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0일 부산 부산진구 동의대 근처 한 주점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종강 총회를 마친 동의대 태권도학과 교수와 학생들은 상당량의 술을 마신 상태였다. 모임이 끝날 무렵 A 교수가 한 학생에게 “내가 네 제자냐?”라고 한 뒤 의자를 발로 걷어차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학생은 당시 상황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 A 교수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이라 학생들을 끌어안으며 격려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해당 학생이 계속해서 눈을 흘기며 쳐다본 데다 몇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끌어안은 채 놓지 않아 화가 치밀었다”고 했다. 또 그는 “술에 많이 취한 상태였지만 분명한 잘못이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학생은 A 교수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동의대 태권도학과 구성원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폭행 사건뿐만 아니라 교수들의 비위 사실을 고발하는 투서도 잇따르고 있다.
동의대 관계자는 6일 “일부 학생들이 제기한 A 교수의 비위 제보 및 A 교수가 교육부에 제기한 같은 과 B 교수의 비위 제보도 세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학교와 교육부 등에 “A 교수가 학과 내부에 파벌을 만들어 학생을 차별했고 학생에게 사적인 일을 시켰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 내용에는 A 교수가 해외시범단 참가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신설된 동의대 태권도학과는 겨루기, 품새, 시범단 등 3개의 동아리가 운영돼 오다 2013년 시범단이 2개로 나뉘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A 교수는 “B 교수가 태권도 시범단 활동에 심한 견제와 감시를 해 새로운 시범단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진정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B 교수가 학생들을 유도해 허위 진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피해 학생이 폭행 사건 전후에 보인 행동이나 다른 학생들의 동영상 촬영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폭행 사건의 배후에는 B 교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두 교수의 갈등은 추가 폭로로 이어지고 있다. A 교수는 최근 교육부에 “B 교수가 동의대 총장배 태권도 대회를 운영하며 얻은 수익금 2000만 원을 횡령했다”는 등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B 교수는 “조교 통장으로 관리하던 돈이었고 사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대학 측에 지정 기탁을 마친 상태”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스스로 진정한 사실을 놓고 누군가 사주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A 교수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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