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대 너덜너덜… 갈 곳 없던 승환이 데려와 3년 재활훈련하니 152km 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3일 03시 00분


스승이 말하는 돌직구 탄생 비밀

1984∼2008년 단국대 야구부를 이끌었던 강문길 감독(사진)은 “오승환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2년 후에 메이저리그에 간다고 말을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고 기뻐했다.

오승환이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프로와 대학 진학이 모두 막혔을 때 유일하게 손을 내밀었던 강 전 감독은 “1998년에 139∼140km를 던진 우신중 투수 승환이를 처음 보고 ‘못해도 연고대는 가겠구나’ 했다. 하지만 고교 3학년 때 승환이를 부르는 팀이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승환이를 1년 정도는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해 데려왔다. 대학이 4년이 아닌 3년이었다면 힘들었다”고 했다. 오승환은 2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하는 등 3년을 내리 쉬었다. 그는 “승환이에게는 팔꿈치 주변 근육을 보강하는 운동만 죽어라고 시켰다”며 “보통 선수면 야구를 그만뒀을 텐데 승환이는 묵묵히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3학년 가을부터 재기 가능성을 보였다. 그는 “연습 투구에서 142km를 찍어 깜짝 놀랐다. 승환이가 욕심을 낼까 봐 속도를 더 내지 말라고 말렸다”고 했다. 연습 경기에서 오승환에게 30개 이내의 공만 던지게 했던 그는 “4학년 봄에 146km를 찍고 가을에 152km까지 나왔다. 그때부터 빠르게 꺾이는 슬라이더도 던졌고, 자신도 모르게 현재 투구 폼처럼 왼쪽 발을 땅을 치고 키킹하면서 힘을 모아 던지더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항상 승환이한테 지겹도록 하는 말이 ‘볼 많이 던지지 말고 아껴라’다. 팔꿈치가 늘 염려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거 오승환에게 해 주고 싶은 말도 같다. “승환아 공을 아껴. 감독이 시킨다고 다 하지 마.”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오승환#강문길#재활훈련#돌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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