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야권 주요 정치세력의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우클릭’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출현으로 야권의 지지 기반이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의 새누리당 지지층과 무당층 일부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뿐만 아니라 내년 대통령선거도 중도, 보수층 공략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더민주도 중원 공략에 사활
더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15일 “김종인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 원톱으로 모시기로 했다”며 공동선대위원장 구상을 철회했다. 호남 출신 공동선대위원장 뜻을 접은 것. 단독과 공동을 놓고 당 안팎에선 한때 문 대표와 김 전 의원 사이에 출발부터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던 터였다.
더민주당의 ‘우클릭’ 전략은 급조된 게 아니다. 지난해 말 더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이번 20대 총선이 3당 체제로 치러지고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인재 영입 경쟁이 총선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영입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수혁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등 대부분 중도, 보수 성향이다. 15일 영입한 유영민 전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도 마찬가지다. 유 전 사장은 퇴임 후 전국경제인연합회 자유창의교육원 교수로 활동해 왔다.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안철수 신당에 맞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은 중도, 보수층을 향한 혁신 경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중원(中原) 전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보수, MB맨 공략 공들이는 신당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건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가 보여주듯이 어쨌든 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최근 ‘MB(이명박 전 대통령)맨’과 대구경북(TK) 지역 주요 인사를 잇달아 접촉하며 영입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민의당에는 MB 정부 연설기록비서관 출신 이태규 씨가 창당실무지원단장을 맡고 있고, 정용화 전 MB 정부 연설기록비서관도 광주에서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했다. MB 정부가 중도실용 노선을 주장해온 만큼 국민의당과 접점이 적지 않아 주요 공략 대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이 우파에 치우친 만큼 MB 정부 출신 인사들을 영입하면 자연스럽게 TK와 중도, 보수층에 대한 외연 확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등 MB맨 영입설에 대해선 “글쎄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아직까진 정책적 보수 공략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30대 벤처창업가 이준서 씨(39)와 허지원 씨(36)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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