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시아파의 맹주 이란이 경제 제재를 풀고 국제사회 일원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국제 정치와 경제에도 상당한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우방이던 이란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국제 정치 및 경제적인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對)이란 경제 제재 해제로 가장 큰 정치적 이득을 얻은 사람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다. 야당인 공화당과 이스라엘 등의 반대에도 주요 6개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이 지난해 7월 타결한 핵협상의 정당성을 확인받게 됐다. 아울러 미국은 수니파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이란에 대한 협력 요구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IS와의 전쟁에 최대 우군을 만난 만큼 이란을 국제연합군의 주축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도 북한과 전통적인 우방 관계였던 이란을 적극 포용하고 나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에게 축하 서한을 보낸 것은 이란의 핵 합의 경험을 북한에도 전파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으로 유도해 달라는 당부로 해석된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이란 핵 합의의 성실한 이행이 국제 비확산 체제 강화와 더불어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이란과 적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이 반발하면서 중동 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게 됐다. 특히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가 대이란 견제를 강화하면서 이란과 사우디의 중동 지역 내 패권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은 일단 이란의 손을 들었다. 제재 해제 후 첫 거래일인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지만 이란 증시는 상승했다. 사우디 타다울증시는 이날 5.65% 하락한 5,508.02를 나타내며 2011년 3월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테헤란증시(TEDPIX)는 제재 해제 기대감에 16일 2.11% 올랐고 제재 해제 후인 17일에도 0.86%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스라엘도 이란의 군사적 위협을 한층 경계하는 분위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제재 해제 결정 후 성명을 내고 “이란은 핵무기 개발과 테러 조직 지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 만큼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비판했다.
이란산 원유 추가 공급에 따른 유가 하락과 산유국 경제 불안이 세계 경제 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중동 단일 국가로서는 최대인 이란의 내수 시장을 놓고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란은 그동안 혹독한 제재 탓에 자동차, 항공기, 기반 시설 등이 낙후됐다. 그러나 이란 인구의 70%가 30대 미만이고 고졸 학력 이상 고급 노동력도 풍부해 성장 잠재력이 큰 편이다. 세계은행은 2017년 이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로 예상했다.
우선 항공기와 자동차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이란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에어버스는 이란 제재 해제가 발표되기도 전에 이란 측에 항공기 114기를 판매키로 했다는 사실이 이란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현재 100만 대 규모인 이란 자동차 시장은 150만∼200만 대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매우 유망한 시장”이라고 전망했다.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러시아도 이란과 연간 무역액을 16억 달러(약 1조9000억 원)에서 100억 달러(약 12조1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러시아 국영 철도회사는 이란의 철도를 전철로 바꾸기로 했다. 프랑스의 토탈, 이탈리아의 ENI 등 서방 에너지 기업들도 이란 기업들과 협력 계약을 체결해 진출을 가시화했다.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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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8 04:28:01
공포에 나라에서 평화롭고 자유로운 나라로 변할것 같네...
2016-01-18 12:01:33
잘됬다 폐르샤가 우군이됬딌다 한국의 모든 기업들 다시 이란에들어가 거래 확대 불경기 극복 하자!!!! 자동차도 열사의 사막용 특수 개발 선발대로 나서라
2016-01-18 05:30:35
장사꾼 한데는 못당해...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