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퇴로 바뀔것” “安에게 걸어볼것”… 호남의 ‘2野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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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첫 창당대회 날 민심은

국민의당, 광주-전남서 창당 첫발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당 관계자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인 권은희 의원(왼쪽),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안 의원 왼쪽) 등이 총선 필승을 다짐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국민의당, 광주-전남서 창당 첫발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당 관계자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인 권은희 의원(왼쪽),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안 의원 왼쪽) 등이 총선 필승을 다짐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지켜보는 중이에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아직 공식 사퇴한 건 아니잖아요.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열심히는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지 봐야죠.”

21일 전남 보성매일시장에서 만난 강모 씨(58·자영업)는 지지 정당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아직 고심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날 광주와 전남 보성군에서 만난 유권자 상당수는 “안 의원에게 희망이 있다”고 답했지만 “문 대표가 사퇴했으니 더민주당에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국민의당이 이날 첫 지역 창당대회를 전남과 광주에서 개최한 것도 이 같은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호남 지지층을 다시 결집해 ‘안풍(安風)’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포석이다.

○ 다시 ‘바람’ 기대하는 안철수

보성에서 만난 정모 씨(58·여)는 “안 의원이 자기 소신과 맞지 않아 (더민주당을) 나온 만큼 그 의지를 갖고 정치를 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며 “주변에서도 ‘이번엔 안철수에게 한번 기대를 걸어보자’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더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한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보성)을 두고도 “탈당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광주의 한 변호사는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國父)’ 발언 등 안 의원이 창당 과정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승세가 멈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호남 민심이 더민주당 지지로 돌아서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광주에서는 더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전력이 뜨거운 쟁점이었다.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하모 씨(61·광주 서구)는 “(김 위원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 밑에서 큰 게 사실 아니냐”며 “5·18민주화운동이 있었던 광주의 민심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유모 씨(57·광주 서구)는 “상황에 따라 사람이 바뀔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앞으로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더민주당에 힘을 싣기도 했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국민의당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평생 추구해 온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 그리고 평화적 통일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DJ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전두환 국보위’에 참여했던 분에게 (당을) 갖다 바치는 제1야당의 모습을 도저히 묵과하거나 용서하지 못한다”며 더민주당을 맹비난했다.

이날 오후 10시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서울로 돌아와 의원 연찬회를 열고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 논의했다. 호남의 주승용 의원이 유력하지만 “호남당을 만드려느냐”는 비판도 나왔다. 와병 중이던 윤여준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22일 처음으로 당 기획조정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 “바닥 찍고 반등한다”는 더민주당

더민주당이 공을 들이는 릴레이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도 감지됐다. 보성매일시장의 상인 황모 씨(68)는 “더민주당에 온 표창원(전 경찰대 교수), 그 양반이 TV에서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서민들이 듣기 좋은 따뜻한 말을 해주더라”며 “사람들을 전부 싹 새로운 사람으로 갈아버리면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문 대표의 사퇴 선언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한 호남 의원 측은 “최근 자체 여론조사를 해보니 국민의당 지지율이 지난달보다 5%포인트 하락했는데, 더민주당은 제자리를 지켰다”며 “무당층이 늘어가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광주·보성=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국민의당#창당#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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