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성장’ 2016년도 먹구름]제조업 심장 울산, 실직자 20% 늘어
SK하이닉스 2년만에 ‘1조 미만’… 현대車 年영업이익 5년만에 최저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가 지난해 나란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10∼12월) 5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하락한 삼성전자까지 포함하면 4대 그룹 대표주자들이 동반 부진에 빠진 것이다.
○ 성장세 꺾인 한국 대표기업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24조7648억 원이었고, 연간 매출액도 91조9586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하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신흥국 통화 약세로 수익성이 악화돼 전년 동기보다 19.2% 하락한 1조5151억 원에 머물렀다. 연간 영업이익은 6조3579억 원으로 2010년(5조9185억 원) 이후 최저였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3년 9.5%, 2014년 8.5%, 지난해 6.9%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급락한 데 따른 해외공장의 수익성 악화와 경상연구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4조4160억 원, 9889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4.2%, 40.7%가 줄어들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3년 4분기(7848억 원) 이후 8개 분기 만에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연간 영업이익은 5조3360억 원으로 3년 연속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당초 목표치(6조 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14조5601억 원의 매출액을 올려 영업이익 3490억 원을 냈다. 문제는 주력인 MC사업본부가 전 분기에 이어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실적을 따로 공개하는 VC사업본부가 4분기에 첫 흑자(97억 원)를 냈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1923억 원으로 전년(1조8286억 원)보다 34.8%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2011년(3392억 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이달 8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조1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7조3900억 원)보다 17.5%나 줄었다고 공시했다.
○ 올해도 쉽지 않은 해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현대차는 올해도 신흥국 시장 수요 감소와 선진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인해 경영환경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자동차 판매목표도 국내 69만3000대, 해외 431만7000대 등 총 501만 대로 잡았다. 지난해 판매량보다 겨우 5만 대 늘어난 보수적인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나란히 공개할 스마트폰 신제품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갤럭시S7과 G5가 또다시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국내 스마트폰 업계의 침체기는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
한편 제조부문 경기가 악화하면서 지난해 4분기에 조선 등 제조업 분야 실직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심장’인 울산 지역의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도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2015년 4분기 구직급여 신청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울산의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533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878명(19.7%)이나 증가해 16개 시도(세종시는 충남에 포함)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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