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경제성장률 2.6%… 3년만에 최저
수출 증가율 0.4% 6년만에 최악… 현대차-LG전자 등 영업이익 급감
국제유가 5.8% 뚝… 亞증시 급락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다시 2%대로 주저앉았다. 부동산 등 자산 및 소비시장의 회복세가 더딘 데다 기업 실적 부진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 저유가에 따른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겹쳐 올해도 3%대 성장률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2년(2.3%)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2012년 2%대로 내려앉은 성장률은 2014년 3%를 넘어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가 또다시 주저앉았다.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 둔화가 주요인이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0.4%로 2014년(2.8%)보다 크게 낮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0.3%)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해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이 경제성장에 끼친 기여도 역시 ―1.2%포인트로 5년 만에 마이너스였다. 한은 관계자는 “이는 과거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수출이 오히려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부진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와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2010년, 2011년 이후 최저치였다. SK하이닉스도 4분기(10∼12월) 실적 추락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목표치에 10% 이상 미달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이미 3% 밑으로 떨어졌고,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나 국제유가 급락 등과 같은 대외 여건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어 올해에도 2%대 저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외 충격에 허약해지고 있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1200조 원에 육박하는 부채에 짓눌려 소비 여력을 상실한 가계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
저유가의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유가는 산유국과 신흥국 경기에 충격을 줘 한국에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석유 재고는 많은데 수요는 적어 올해 유가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5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8% 급락한 배럴당 30.34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26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6.42% 폭락해 13개월 만에 최저치인 2,749.79에 마감했고 한국(―1.15%), 일본(―2.35%)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