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참기 힘든 것 중 하나가 버스트라인을 꽉 조이는 딱딱한 와이어 브라를 입고 밤새 마감을 하는 일이 돼버렸다. 그렇다고 날로 처지는 가슴과 주위의 군살을 정리해주는 와이어 브라의 보정 효과를 모른 척할 용기도 없다. 그러던 차에 귀를 솔깃하게 만든, 갑갑한 와이어 없이도 가슴 선을 섹시하게 살려주고 군살마저 매끈하게 정리해준다는 최신상 ‘노 와이어 브라’의 유혹. 나의 자신감은 다시 돌아왔을까?
처진 엉덩이와 뱃살은 그나마 꾸준한 미용체조로 회복 불능의 지경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늦출 수 있다지만, 출산 후 탄력을 잃은 가슴을 원상태로 되돌리기란 의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래서 기자 역시 이런 말 못할 고민을 혼자 끌어안고 고래 등뼈로 가슴을 옥 죄는 듯한 압박감을 울며 겨자 먹기로 감내하며 옆선이 넓고 튼튼한 와이어가 곳곳에 삽입된 브라를 고집해왔다. 그런데 최근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신상 와이어 프리 브래지어는 가슴에 ‘뽕’을 넣은 듯한 입체감은 기본, 등과 겨드랑이 밑의 울룩불룩한 군살까지 매끈하게 만들 뿐 아니라 와이어를 없애 마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듯한 착용감을 선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노 와이어 브라’가 지녔다는 놀라운 성능은 착용하기만 하면 바로 날아갈 듯 가뿐하고 처녀 시절의 44사이즈 몸매로 돌아갈 수 있을 듯한 꿈에 부풀게 했다. 그래서 최신상 노 와이어 브라들을 직접 써봤다.
가장 먼저 만난 제품은 비비안의 ‘BR0770’. 외관상으로는 와이어 브라와 큰 차이가 없는 몰드 컵 스타일이고, 컵 위쪽에 자수를 넣어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줬다. 몰드 컵은 가슴을 안정적으로 감싸며 안으로 모아줬다. 무엇보다 폭이 넓고 신축성이 좋은 날개가 돋보였다. 겨드랑이 밑과 등에 붙은 군살이 넓은 날개 안에서 정돈되기 때문에 겉옷을 입었을 때나 벗었을 때 모두 한결 매끄러운 실루엣을 연출했다.
두 번째 도착한 제품은 비너스의 ‘VBRS110C’. 여름철 조깅을 하거나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 착용하는 스포츠 웨어로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이었다. 이 제품은 어깨끈과 날개가 가슴을 넓게 떠받쳐선지 움직임이 많아도 좌우의 컵 모양이 잘 틀어지지 않는 것이 강점이었다. 다만 U자형의 네크라인이 가슴골을 덮을 만큼 위로 올라와 있어 앞이 파이거나 브이 네크라인의 상의를 입으면 브라가 보이는 점이 아쉬웠다.
마지막 체험대에 오른 제품은 플레이텍스의 ‘PWBR5F35T’. 포장을 뜯자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과 신축성 좋은 원단이 눈길을 끌었다. 그 덕분인지 착용감이 부드럽고 편안했다. 컵 안쪽에 덧댄 천이 가슴을 모아주는 역할을 해 버스트라인도 한결 섹시해지는 느낌이었다.
다이어트 결심에 불을 붙인 브래지어
세 제품의 공통점은 와이어 브라보다 한결 편하게 즐겨 입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세탁기에 돌려도 와이어가 틀어질 걱정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착용감과 기능성이 좋은 노 와이어 브라로 처진 가슴을 끌어 올리고, 울퉁불퉁한 등 라인을 매끈하게 펴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었다. 노 와이어 브라로 잠깐의 눈속임은 가능하나 근본적인 몸매 변화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2016년 새해에는 다이어트에 몰입해 거울 보기를 두렵게 만드는 이 몹쓸 군살들을 기필코, 결단코 제거하겠노라고! 그러니 좋은 비법을 알고 있다면 언제든 주저 말고 제보해주시길.
NO WIRE BRASSIERE
1 섹시한 버스트와 등 라인 만드는 비비안 BR0770 금속 재질 와이어 대신 사용한 원단 소재 테이프가 몰드 컵의 형태를 잡아주어 안정된 볼륨감과 착용감이 지속된다. 컵 위쪽의 자수를 망 원단으로 덮고 탄력 있는 넓은 날개를 달아 매끄러운 실루엣이 연출된다. 6만5천원.
2 운동할 때 제격인 비너스 VBRS110C 스포츠용 브라처럼 어깨끈과 날개가 넓어 안정감이 있다. ‘브이핏(V Fit)’이라는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운동할 때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건조시킨다. 6만1천원.
3 3차원 입체 패턴의 플레이텍스 PWBR5F35T 신축성이 좋은 라이크라 소재와 3차원 입체 패턴을 사용해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슴을 감싸 활동하기가 편하다. 컵 안쪽의 리프트 패널이 섹시한 버스트 업 라인을 연출한다. 4만9천원.
글 · 김지영 기자 | 사진 · 남영비비안 신영와코루 엠코르셋 제공 | 디자인 · 이수정 | 일러스트 · 곤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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