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과 재혼, 그 과정에서 불거진 가족 내 불화와 해체…. 목사인 아버지에게 맞아 숨진 경기 부천의 여중생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 속에 잔인한 아동학대의 희생양이 됐다. 계모와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오빠는 가출했고 언니와 자신은 각각 아버지의 지인 및 계모의 여동생 집으로 보내져 방임과 학대에 노출된 것. 지난해 말 인천의 16kg 소녀 학대 사건도 동거녀와 아버지의 방임에서 시작됐다.
가정불화나 가족해체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충격적인 아동학대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혼과 재혼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나고 현대 도시사회에서 한부모 가정의 증가 등 가족 구성이 변화하면서 이런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통계청의 ‘2014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1만5500건에 이른다. 부부 1000명당 이혼 건수는 1970년대 초 10건에서 2000년대 중반 138건으로 13배가량 증가했다.
4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018가구의 가족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부모 가족의 초등학생 자녀 3명 중 2명(63.7%)은 방과 후 1시간 이상 혼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시간 이상 혼자 있는 아이도 21.5%나 됐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14년 접수된 아동학대 1만27건 중 방임이 1870건으로 단일 학대로는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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