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드러나지 않은 학대아동 상상초월…정부 발표의 3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5일 15시 00분


경기 부천시에서 발견된 이모 양(사망 당시 13세)이 숨진 뒤 1년 가까이 방치됐던 것으로 알려지자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아동학대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빙산 지표(Iceberg Indicator)’를 적용하면 학대에 시달리는 국내 아동의 실제 규모가 정부 발표의 3배 가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OECD 사회정책국은 2013년 ‘가족 데이터베이스(family database)’를 통해 타살과 자살 등 ‘의도적’인 원인에 의해 사망한 아동의 수에 150을 곱하면 실제로 학대를 당하면서도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아동의 수를 추산할 수 있다는 ‘빙산 지표’를 소개했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에서 ‘의도적’인 원인(타살·자살)에 의해 사망한 아동과 아동보호기관에 신고된 학대 아동의 수를 대조한 결과 사망 아동 1명이 발생하기까지 크고 작은 학대에 시달린 아동들은 평균 150명 이상이었다는 연구 결과에 기초를 둔 일종의 공식이었다.

이를 2014년 국내 아동(0~17세) 중 자살·타살자 184명에 대입하면 2만7600명이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1만27명보다 1만7000여 명이 더 많다. OECD는 “자살·타살 외에 사고사나 병사 등도 ‘방임 학대’의 간접적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학대 피해 아동은 ‘1 대 150’의 비율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현재 국내 아동학대 집계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것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학대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