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한중 외교장관이 처음 만났다. 한국이 ‘단호한 제재’를 강조한 반면에 중국은 ‘평화·안정’이라는 차분한 대응에 방점을 찍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1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40분간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은 9, 1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엄중한 상황에 대해 특단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5차, 6차 핵실험으로 도발하지 못하도록 ‘끝장 결의’가 되도록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안보리 결의 협의를 가속화하고 한중 소통을 해나가자”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자”고 밝혀 종전 태도를 견지했다. △비핵화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해결의 3대 원칙은 중국이 줄곧 밝혀온 공식 입장이다.
아울러 왕 부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고 매우 복잡해졌다”며 “안보 관련 조치를 취하는 데서 주변국의 이해와 우려를 감안해 신중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가 7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논의를 공식화한 데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이 한미의 대북 제재 결의 초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달함에 따라 안보리에서 결의안 도출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중국이 결의안에 대한 부처별 분석을 마친 입장을 전달했다”며 “문안 협의가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달 방중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에게는 ‘제재가 목적이 되면 안 된다’라는 원칙만 밝혔다. 초안에는 항공유 등 군사용 전환이 가능한 유류의 대북 수출 금지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이 반대하면 이를 포함할 수 없기 때문에 한미와 중국 사이의 최종 협의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은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과 이달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2가지 도발이 있었지만 안보리 결의는 1건으로 압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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