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온건파인 김양건 사망 이후 통일전선부장에 오른 김영철 전 정찰총국장(사진)이 노동당 비서 직함으로 동남아 국가인 라오스로 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라오스인민민주주의공화국을 방문하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영철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노동당 대표단이 11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대남 강경파로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알려진 김영철은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에 맞서 개성공단 폐쇄 및 군사통제구역 선포라는 위협적인 조치를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만큼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대남 전략을 책임진 김영철의 외국행 배경이 주목된다.
대북 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영철이 지난달 새로 선출된 라오스 지도부와 상견례를 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형상으론 외교적 교류지만 실제 방문 목적은 개성공단 폐쇄로 현금 확보가 어려워진 북한이 라오스 건설 프로젝트에 인력 송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오스는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사회간접자본 시설 개발 등을 포함한 제8차 5개년 라오스 사회경제 개발 전략을 마련했다. 현재 라오스에선 중국이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인 중국 국경 도시 보텐∼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간 철도(430km 구간)를 건설하고 있다. 북한 인력을 동원할 여지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라오스가 대표적인 탈북 루트이기 때문에 탈북민 송환 협조 요청 얘기가 오갈 수도 있다. 김정은 정권 들어 탈북민 단속을 강화했고, 실제로 지난해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민은 1277명으로 2011년보다 52.8%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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