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지는 美-中 갈등]‘北 아닌 사실상 中겨냥한 것’ 강조
美, 中대사관앞 ‘류샤오보 광장’ 추진… 中언론 “류는 반체제 범죄자” 반발
중국은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반도 배치 논의를 공식화하고 자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겨냥하는 초강경 대북제재 강화법안까지 내놓은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안보회의를 대미(對美) 성토장으로 삼아 반격에 나섰다.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격) 주임은 13일(현지 시간) 패널토론에서 “미국이 중국과 협력을 원하면서도 동맹국(한국)과 사드 배치를 협상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을 곤혹스럽고 분노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전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독일 뮌헨에서 만나 “미국은 신중해야 하며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치는 기회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사드의 레이더 탐지 범위가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 대륙 깊숙이 들어가고, 중국의 전략적 안전 이익을 해칠 뿐만 아니라 지역의 다른 안전 이익도 해친다”고 말했다. 그는 ‘항장무검 의재패공(項莊舞劍 意在沛公)’이라는 옛말을 들어 사드가 북한이 아닌 중국을 겨냥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 말은 항장(항우의 사촌)이 칼춤을 추는 뜻은 패공, 즉 유방에게 있다는 의미다. 항우와 유방은 천하 패권을 다투던 사이로, 항우가 자신의 사촌동생에게 칼춤을 추는 척하면서 유방을 살해하도록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결국 유방을 중국에, 항우를 미국에 비유해 미국의 숨은 의도를 비판한 말로 풀이된다.
중국은 또 미 상원이 12일 워싱턴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 도로를 ‘류샤오보(劉曉波) 광장’으로 개명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 반발했다.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는 2009년 정권 전복 기도죄로 11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4일 사설에서 “류샤오보는 한 명의 범죄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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