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쓰이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 부대를 한반도에 추가 배치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사드 배치 터 닦기와 대북 경고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은 미국 텍사스 주 포트블리스 기지에 주둔하던 패트리엇 운용 부대인 제11방공포여단 예하 43방공포연대 1대대 D포대를 8일 한국에 배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주한미군은 C-17 수송기에서 패트리엇 발사대 등을 내리는 모습도 공개했다. 주한미군은 2003년 PAC-3를 한반도에 들여올 당시에만 공개하고 이후 순차적 증강 배치 때에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PAC-3는 초기형, 개량형에 따라 15∼40km 고도에서 탄도미사일과 직접 부딪쳐 파괴하는 직격형(hit-to-kill) 방식의 요격 미사일이다. 사드와 함께 탄도미사일 낙하(종말) 단계에서 다층 방어망을 만들 무기로 꼽힌다.
현재 주한미군에는 PAC-3와 이전 모델인 PAC-2 등 패트리엇 발사대 96기가 배치돼 있다. 이번 추가 배치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통상 패트리엇 1개 포대는 PAC-3 기준으로 발사대 8기, 발사대당 미사일 16발로 구성돼 있다.
주한미군 측은 “미 본토 부대와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해 추가 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이번 주부터 사드 배치를 위한 공동실무단 협의에 착수하는 것에 맞춰 사드 배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번에 추가 배치된 D포대의 상급 부대인 제11방공포여단은 미 본토에서 사드를 운용하는 부대다.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면 제11방공포여단 예하 4개 사드 포대 중 하나가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 경고 차원에서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으려는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주한미군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바로 다음 날 패트리엇 부대를 전격 배치했다”며 “북한이 도발하면 미 본토 전략 자산을 즉각 배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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