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서울 소재 일반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는 강남, 서초, 양천구 등 ‘교육특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와 입시 전문기관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4일 서울 25개 자치구 및 197개 일반고의 10년간 서울대 합격자 수를 분석한 결과다.
강남구는 서울대 합격자 비율(강남구 합격자 수÷서울 전체 합격자 수)이 2007학년도 17.3%에서 2016학년도 26.7%로 늘어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2016학년도 강남구의 서울대 합격자 비율은 하위 17개 구 합격자 비율의 합(25.1%)을 넘겼다. 사실상 강남구가 서울 내 서울대 합격자를 독식하는 셈이다.
○ 5개 교육특구 서울대 62.5% 독점
서울대 합격자 비율 증가폭 2, 3위 역시 교육특구였다. 양천구는 합격자 비율이 1.9%포인트(4.6%→6.5%), 서초구는 0.9%포인트(9.6%→10.5%) 증가했다.
교육특구 5곳의 서울대 독식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2016학년도 기준으로 서울대 합격자 비율이 높은 곳은 강남(26.7%) 서초(10.5%) 송파(9.9%) 노원(8.9%) 양천구(6.5%) 순으로 총합은 62.5%였다. 10년 전(53.0%)보다 9.5%포인트 늘었다. 다만 송파와 노원은 10년 동안 합격자 비율이 각각 2.1%포인트, 0.7%포인트 줄었다.
강동구는 서울대 합격자 비율이 10년 새 3.4%포인트(6.9%→3.5%) 감소해 낙폭이 제일 컸다. 다음은 송파구, 용산·도봉구(각 ―1.0%포인트), 광진·중랑구(각 ―0.9%포인트) 순이었다.
강남구는 서울대 합격자 수 기준으로 따졌을 때도 그 증가폭이 25개 자치구 중 제일 컸다. 2007학년도 121명에서 2016학년도 153명으로 늘었다. 강남구의 합격자가 하위권 17개 구의 합격자(144명)보다 많다. 17개 구는 중 성동 강북(각 3명), 구로 도봉(각 4명), 금천 동작(각 5명), 중랑(8명), 서대문 영등포 마포(각 9명), 동대문(10명), 성북(11명), 은평(14명), 용산(15명), 종로 관악구(각 16명)이다. 10년간 학교당 평균 합격자 수로 따졌을 때도 강남구가 2.46명 증가해 1위였고, 강동구는 3.11명이 줄어 낙폭이 제일 컸다.
○ 강남 경기여고 11명 ↑, 강북 대원고 10명 ↓
서울 197개 일반고 중 10년간 서울대 합격자 수 증가폭이 큰 상위 10개교 중 90%(9곳)는 교육특구에 있었다. 강남 4곳, 노원 3곳, 서초와 양천이 1곳씩이다. 1위는 경기여고(강남)로 2007학년도엔 서울대 합격자가 2명이었지만 2016학년도에는 13명으로 11명이 늘었다. 다음은 숙명여고(강남)가 7명, 단국대사범대부속고 영동고(강남) 휘경여고(동대문)가 6명씩 증가했다.
합격자가 1명이라도 늘어난 학교는 총 61곳이다. 이 중 39.3%(24곳)는 교육특구에 있었다. 특히 강남이 7곳으로 제일 많았고, 송파 노원 각 5곳, 양천 4곳, 서초 3곳이다.
2016학년도 기준으로 서울 지역 일반고 가운데 서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숙명여고(강남)의 합격자 수(22명)는 하위권 6개 구(중 성동 강북 구로 도봉 금천)의 전체 29개교(14곳은 0명)가 낸 합격자 수와 동일했다.
10년간 합격자가 줄어든 학교는 98곳이다. 낙폭이 가장 큰 학교는 대원고(광진)로 10명(11명→1명)이 감소했다. 동북고(강동) 9명, 숭실고(은평)는 8명이 줄었다.
서울대는 몇 년 전부터 수시에서 일반고 합격자가 늘고 있다고 밝혀 왔지만 지역적으로 따지면 교육특구에 쏠려 있는 것이다. 학교가 수시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에 쓸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냐, 서울대 합격생이 많이 배출돼 노하우를 갖고 있느냐가 지역 간 격차를 더 심화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돼 온 정시에서 교육특구 학생들이 더 잘하고 있는 데다 이 지역들은 재수생이 많고 강세라 서울대 합격자가 많이 나오는 것이다.
본보가 2014∼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와 정시에 합격한 학생 비율을 25개 자치구별로 분석했더니 1∼5위는 대부분 교육특구였다. 특히 강남구는 이 기간 수시와 정시 합격자 비율이 항상 제일 높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비교육특구 학생들은 ‘서울대는 나와는 먼 곳’이라고 생각하고 부모들은 어떻게든 교육특구로 진입하려고 해 지역 간 격차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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