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붕괴’를 처음으로 언급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대북 정책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평화를 그들(북한 정권)이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극단적인 도발행위”라며 “변화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 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북한 정권이 핵 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고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도록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 해답을 찾고 이를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국제 제재에만 의존하는 무력감을 버리고 우리가 선도해 강력한 공조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대북 정책 기조에 관해 “1990년대 중반 이후 대북 지원은 민간 차원까지 더하면 총 30억 달러(약 3조6300억 원)를 넘어선다”며 “하지만 정부의 노력과 지원에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대답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의 방식과 선의(善意)로는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시켜 한반도에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굴복해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이상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지난해 3월 드레스덴선언으로 이어져 온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면 봉쇄’ 전략으로 전환됐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전격적으로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서도 이해를 구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 외화 유입을 차단해야만 한다는 엄중한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권 일각의 ‘총선용 북풍(北風) 의혹’ 주장에 대해선 강하게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북풍 의혹 같은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라며 “우리가 내부에서 그런 것에 흔들린다면 바로 북한이 바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테러방지법 및 북한인권법 처리를 요청했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 관련법 통과를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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