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强대强 대치]
美 ‘비핵화 우선’ 정책과 충돌 예고… 환추시보 “한미 군사행동땐 中개입”
중국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특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이런 제안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평화협정 체결은 그동안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주장해온 것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사진)은 17일 베이징(北京)에서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각국과 가능한 문제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왕 부장은 이어 “중국은 시의적절한 때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의 발언은 표면적으론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 체제의 안전에 대한 우려사항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새로운 대북 제재가 초미의 현안으로 부각된 상황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는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도발로 제재 논의가 한창인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초점을 흐릴 수 있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왕 부장의 발언은 사실상 북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6일 제4차 핵실험 이후 미국을 상대로 일주일 내내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선(先)비핵화를 수용하면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해볼 수 있다는 일관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에서는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한편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7일 한반도의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이 동북지방에 군사적 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추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이 동북아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대응 능력을 높이면 각국이 망동을 하지 않고 진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외과적 수술’의 타격을 가하면 북한도 반격을 가해 한국도 큰 피해를 입고 주한미군 기지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미가 38선을 넘어 전면적인 군사행동을 하면 중국도 군사적 개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학자들의 견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환추시보가 ‘한미가 38선을 넘어’와 같은 구체적인 가정을 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16일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의 왕하이윈(王海運) 중국국제전략학회 고급고문은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 기고문에서 “한반도 주변의 다양한 위협에 대비해 동북지방에 군사력 증강이 필요하며 궁극적으로 한반도 전쟁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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