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선거구획정 합의에 따라 인구가 많은 도시와 인구가 적은 농촌은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 단적인 사례가 강원과 수원이다.
강원도는 여야가 현행(9석)보다 의석수를 1석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5개 군(郡)이 합치는 선거구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는 자치 시군구 분할금지 예외 지역에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이같이 결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5개 군 단일 선거구는 처음이다.
지역구 공중분해 위기에 처한 황영철 의원(홍천-횡성)은 23일 “4곳을 넘어 5개 군으로 묶어진 거대 공룡 선거구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인구수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선거구획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철원-화천-양구-인제’(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에 인접한 고성군이 합쳐질 거라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인구 하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옆 지역구인 ‘속초-고성-양양’(〃 정문헌 의원)에서 고성 지역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면적은 4145km²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이번 총선에서 49명을 선출하는 서울시 면적(605km²)의 7배 가까이 넓다.
여야 합의대로 강원도가 5개 군이 합칠 경우 선거구 도미노 현상에 따른 대혼란도 예상된다. 정 의원의 지역구에서 남은 속초-양양은 황 의원 지역구인 ‘홍천-횡성’에서 홍천과 붙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어 연쇄적으로 횡성 지역은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 지역구인 ‘태백-영월-평창-정선’의 일부인 영월-평창-정선으로 합치게 된다. 이럴 경우 태백 지역은 옆 지역구인 ‘동해-삼척’(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으로 붙는다.
반면 인구 100만이 훌쩍 넘는 수원은 4개 지역구 중 3개 지역이 인구 상한을 초과해 20대 총선에서는 5개 선거구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선거구 명칭이 수원 ‘갑-을-병-정’인 가운데 1석이 늘면 추가로 ‘무’라는 선거구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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