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인 ‘부산대첩’의 막이 올랐다. 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 때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 2석을 내줬다. 하지만 조경태 의원(사하을)은 새누리당에 입당했고, 문재인 대표(사상)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으로선 2000년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전 지역구(18석) 석권의 꿈을 꿔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내부 공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이유다. 물론 조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이 야권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새누리당, 본선보다 힘든 내부 경선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5일 부산 지역 11곳 후보들을 상대로 면접 심사를 했다. 지역구가 쪼개지거나 합쳐지는 5곳과 후보가 혼자인 2곳은 이날 면접 심사에서 제외됐다.
내부 경선의 최대 관심지역은 사하을이다. 조 의원이 3선을 한 지역구다. 조 의원이 지난달 새누리당에 입당하자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과 배관구 전 사하구의회 의원 등 새누리당 후보들이 발끈했다. 이날 면접에서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배 전 구의원은 공관위원들에게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당시 저는 구의회에서 찬성결의안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켰다”며 “당시 조 의원은 진보 시민단체들과 함께 저를 규탄하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고 말했다. 적장(敵將)의 영입은 부당하다는 얘기다.
조 의원과 석 전 지검장은 경선 룰을 두고 맞섰다. 석 전 지검장은 “(경선 과정에서) 당원의 의견을 반영해야 본선에서 당원들의 힘을 모을 수 있다”며 “조 의원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행 룰대로 당원 30%, 여론조사 70%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자는 것이다. 몇몇 공관위원들도 조 의원에게 “3 대 7 규정을 수용하겠느냐”고 물었지만 조 의원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초 새누리당에선 조 의원의 대항마로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거론됐다. 하지만 허 전 시장이 지난달 사하갑 출마로 선회하면서 이 지역 역시 경선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김장실 의원(비례대표)과 김척수 부산시 대외협력 정책고문이 오래전부터 사하갑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이날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허 전 시장에게 “예전부터 (사하갑에) 사셨느냐”고 묻자 허 전 시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척수 고문은 “저는 (지역구에 산 지) 28년이 됐다”고 큰 소리로 말했다.
나성린 의원과 정근 병원장, 허원제 전 의원이 맞붙는 부산진갑과 이헌승 의원, 이성권 이종혁 전 의원, 이수원 전 국회의장비서실장이 격돌하는 부산진을도 경선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부산 격전지는?
새누리당의 ‘희망’이 실현되려면 5곳에서 승기를 잡아야 한다. 첫 번째는 남을이다. 과거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다. 현재는 김 대표의 보좌관 출신으로 당의 전략통으로 꼽히는 서용교 의원 지역구다. 그의 상대는 더민주당 박재호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다. 이번이 4번째 출마다. 2012년 총선 당시 서 의원과 박 전 이사장의 표 차이는 5337표였다.
이어 여야 격돌지역은 북-강서갑이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단독 출마해 경선에서 힘을 빼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본선에서 맞붙을 더민주당 전재수 전 대통령제2부속실장이다. 2012년 당시 박 의원은 3532표 차로 신승했다.
경선 3파전 양상인 부산진갑은 본선도 만만치 않다. 상대는 더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 2012년 당시 나 의원과 김 전 의원의 득표율 차이는 3.8%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때 무소속으로 출마해 24.7%를 득표한 정근 병원장이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한 것은 새누리당으로선 호재다.
사하갑도 경선에 이어 본선도 ‘험지’로 꼽힌다. 상대는 최인호 전 대통령국내언론비서관이다. 최 전 비서관은 2012년 문대성 의원을 상대로 2380표 졌다. 부산에서 표 차이가 가장 적었다. 지난 총선에서 1만3400표 차이로 비교적 여유롭게 이긴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 사상을 새누리당이 되찾아올지도 관심거리다.
사하을, 사하갑, 사상, 북-강서갑, 부산진갑은 이른바 ‘낙동강 벨트’다. 이곳에서 ‘조경태 입당 효과’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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