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필리버스터 감동” 응원 글… ‘20% 컷오프’ 관련 언급은 없어
“金대표 강공 성공땐 복귀 유리… 대립하면 공멸” 인식 작용한듯
경남 양산시에 머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사진)가 현역 의원의 ‘물갈이’ 등 공천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치는 계속하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침묵 행보를 두고 당내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 전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를 응원한다”며 “야당 의원들의 혼신의 힘을 다한 노력들이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고 적었다. 지난달 당 대표직 사퇴 이후 그는 개성공단 폐쇄, 테러방지법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등에는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사퇴 전 주도했던 혁신안의 ‘하위 20% 컷오프’와 친노(친노무현) 의원들의 공천 배제에는 반응이 없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전략공천 1번 타깃이 된 강기정 의원(광주 북갑)에 대해서도 “짠하다”는 SNS 글만 올렸을 뿐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김 대표를 모셔온 게 문 전 대표이고, 모든 권한을 맡긴 상황에서 현안을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측근들에게 “김 대표를 믿는다”고까지 했다. 또 문 전 대표 측에서 지난해 말부터 일부 친노 의원들에게 불출마 결단을 권유했던 것도 ‘친노 물갈이’를 지켜보는 이유로 꼽힌다.
문 전 대표와 김 대표 사이에 ‘정치적 묵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 대표의 ‘강공 드라이브’로 더민주당이 총선에서 성과를 내면 문 전 대표도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갖게 된다. 하지만 당이 패한다면 문 전 대표는 다음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만에 하나 두 사람이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 당이 다시 분열될 경우 ‘공멸’ 한다는 것을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의 혁신안을 대폭 수정하겠다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도 이런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측은 “문 전 대표도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안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각자의 역할을 나눠서 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의 행보는 ‘우클릭’으로 중도 지지층을 공략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며 “반면 문 전 대표의 ‘SNS 발언’은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김 대표의 물갈이 화살이 ‘친노’를 넘어 ‘친문(친문재인)’ 핵심을 정조준할 경우 문 전 대표의 침묵이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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