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서울 지역 현역 의원들을 모두 자격심사에서 배제하지 않고 경선에 참여하거나 공천을 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전날 회의에서 서울 지역 공천 신청자에 대한 정밀심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정두언 의원(서대문을) 등 서울 지역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할 거라는 이른바 ‘살생부 논란’은 신빙성을 잃게 된 셈이다.
한 공관위원은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 지역 현역 의원 가운데 자격심사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인사는 없다”며 “나경원 정두언 김용태 의원 등 누구 한 명 흠 잡을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에서는 경선에 못 올라가는 현역 의원들이 없다고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19대 기준 48석)에는 새누리당 소속 현역 의원이 모두 17명이다. 이 가운데 12개 지역구는 현역 의원 외에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가 있어 경선이 필요하다. 자격심사로 현역 의원의 경선 참여 기회를 박탈할 수 있지만 모두 ‘큰 문제가 없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현역 의원이 단독으로 후보 신청한 5개 지역도 단수추천 지역으로 정해 공천을 확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 신청 지역은 관악을(오신환) 노원갑(이노근) 동작을(나경원) 서대문을(정두언) 양천을(김용태 의원)이다. 모두 새누리당에서는 ‘험지(險地)’로 꼽히는 지역구다. 수도권은 4·13총선에서 최대 승부처인 만큼 후보 선정도 최대한 서두를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경선을 빨리 매듭지어야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른 공관위원은 “경선 지역 및 단독추천 지역을 언제 발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어려운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 ‘빨리 확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다음 주 중반부터 경선을 시작할 계획이다. 공관위의 속도전은 ‘살생부 논란’을 의식한 측면도 있다. 당내 혼란을 조기에 매듭짓겠다는 것이다. 수도권은 대부분 야당과의 경합 지역인 만큼 갑작스러운 후보 교체가 쉽지 않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 등 강세 지역을 대상으로 자격심사를 통한 현역 의원 솎아내기가 가시화될 수 있다. 당내 공천 갈등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