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돋보기 자격검증’ 예고에… 부적격자 명단 난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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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에게 욕설 물의”… “박사-석사 논문 표절”

“공천관리위원회로 각종 탄원서와 제보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현역 의원을 포함해 공천 신청자 중 예상치 못한 공천 부적격자가 나올 수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한 인사는 1일 이렇게 말했다. 악마는 계파에 근거한 ‘공천 살생부’ 루머에 있는 게 아니라 도덕성 논란이 적힌 ‘비공개 투서’에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공관위는 자격심사에 속도를 내 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천 부적격자를 가려낸 경선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언론에서 논란이 된 내용, 각종 제보 등을 종합해 심사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변호사 6명이 속한 당 클린공천지원단이 검증하고 공천 신청자에게 판결문이나 사유서를 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관위가 ‘돋보기 검증’을 하면서 당 안팎에는 ‘공천 부적격자’ 명단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는 당직자들이 제보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부적격 사유를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이 명단에는 퇴임 전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전직 고위 공직자가 다수 포함돼 있다.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면직된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울산 남갑), 2014년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호사 업무를 한 ‘몰래 변론’ 사건으로 대한변호사협회에서 과태료 2000만 원 처분을 받은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경북 영주) 등은 도덕성 시비가 불거졌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충남 서산-태안)은 2014년 ‘그림 로비’ 혐의에 대해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대기업에서 수억 원대의 고문료를 받은 부분이 문제로 지적됐다.

보좌진 월급 상납 의혹을 받는 박대동 의원(울산 북)이나 당원에게 욕설을 하는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류화선 전 파주시장(경기 파주을) 등도 검증 대상이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초선 의원인 K, H 씨는 각각 박사, 석사 논문을 표절했다는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관위가 모든 지역구에 같은 자격심사 잣대를 들이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공관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천은 대법관을 뽑는 게 아니고 전사를 뽑는 것”이라며 “‘이 지역에 이 사람밖에 없다’고 하면 약간은 관대하게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규에 적시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 등과 같은 명확한 사유가 아니면 야당 후보와의 경쟁력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공천#새누리당#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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