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변호사와의 스캔들로 단숨에 유명해진 미모의 파워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 최근 그녀가 또다시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벌어진 폭행사건의 고소인으로, 방송에 입고 나간 옷값을 공개한 일로,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의 당 대변인 제의 등으로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다니는 그녀를 〈여성동아〉가 만났다.
파워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34) 씨가 폭행과 강제추행 혐의로 40대 중반의 금융인 A씨를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한 사실이 1월 25일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벌어졌다. 김씨는 이곳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하던 도중 A씨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씨가 이 자리에서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 이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강제추행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김씨가 알고 지내던 증권회사 임원이라고 한다.
김씨는 이 사건의 피해자가 분명한데도 왜 9개월이 지나서야 A씨를 고소했을까. 사건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많은 궁금증을 안고 2월 15일 오후 그를 인터뷰하기로 한 서울 강남의 한 카페를 찾았다.
그와의 인터뷰는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김씨는 당초 2월 11일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가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는 이유로 취소했다. 이후 기자와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다시 마음을 바꿨다. 그때 그는 오프더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지만, 강용석 변호사와의 스캔들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자신의 처지를 구구절절 해명하지는 않았다. 그의 이 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내게 갖는 관심은 호감이 아니라 호기심인 걸 안다.” 다음은 그와 정식 인터뷰에서 주고받은 얘기를 일문일답으로 엮은 것이다.
폭행 당한 후 구급차에 실려가
▼ 지난해 3월에 있었던 폭행 및 강제추행 사건의 경위가 궁금하다. 당시 서울 강남에서 친목모임이 있었다. 함께 밥을 먹던 언니가 지인에게 연락을 받고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나선 터였고, 나도 아는 사람들이 모였다. 그런데 다함께 식사를 하던 도중 ‘A씨(김씨는 피고소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가 나를 폭행했다. 굉장히 느닷없이 벌어진 일이다. A씨는 술에 취한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의 증언도 그렇고. 여태까지 말을 안 했는데 폭행 정도가 셌다. 피가 줄줄 흘러서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갔다. 머리를 10바늘 넘게 꿰맸다. 그래서 진단서를 뗐다(김씨는 ‘폭행’이 맥주병으로 머리를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피고소인 A씨는 사건 다음날 폭행 현장에 함께 있었던 여성과의 통화에서 이 여성이 “(A씨가) 미나를 맥주병으로 내리쳤다”고 말하자 “기억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 폭행당하기 전 둘이 다퉜나. 일부 기사에는 다투던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보도됐더라. 큰 말다툼은 없었다. 뭔가 본인이 뜻한 바가 안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추행까지 같이 고소를 한 게 아닌가.
▼ 폭행 후 추행을 한 건가. 아니다. 폭행하기 전이다. 폭행하고 추행할 상황이 아니었다. 폭행당한 직후 나는 바로 119로 전화해 병원에 실려 갔다.
▼ A씨는 폭행 혐의만 인정하고 강제 추행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고 들었다. 때린 건 너무나도 명백하기 때문에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 추행은 눈에 보이는 뚜렷한 증거가 없으니 ‘내가 언제 추행을 했느냐’고 나오는 거다. 폭행도 심각하지만, 추행도 다르지 않다. 사건이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갔으니 법정에서 죄의 유무가 가려질 것이다.
▼ 왜 사건 직후 경찰서에 가지 않고 9개월이 지나서야 고소했나. 의도적으로 늦게 고소한 게 아니다. 지난해 3월 그 사건 직후 바로 진단서를 뗐고 그걸 근거로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A씨에게 전했다. 근데 운동선수 출신인 남편이 내가 폭행당한 것을 알게 되면 당장 A씨를 쫓아가 과격한 행동을 할까 봐 걱정됐다. 남편에게 괜한 꼬투리를 잡히는 것도 싫었다. 당시는 남편과 데면데면하긴 했어도 이혼 얘기가 나오던 때가 아니어서 소극적으로 있었다. A씨 쪽 사람들과 접촉하는 게 무섭기도 하고 싫기도 했다. 그렇게 하려면 법적으로 풀어야 하는데 그 무렵 내가 이런저런 사건에 휘말리면서 구설수에 올라 남편이 알게 되면 내게 약점으로 작용할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체됐고 이혼소송이 시작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남편의 눈치를 안 봐도 되는 상황이니 A씨를 가만둘 이유가 없었다. A씨는 한 번도 내게 정중히 사과하지 않았다. 100% 내가 피해자임에도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도리어 그런 일까지 알려지면 뭐 좋을 게 있겠느냐는 식으로 무마하려 했다. 이제 검찰로 넘어갔으니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다시 불러 조사할 것 같다. 폭행 혐의는 피고소인이 인정한 바이지만 추행에 대한 증거 없이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질을 하지 않을까 싶다.
▼ 이번 고소를 통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 합의할 마음 없다. 합의할 거면 이렇게 안 한다. 고소하면 언론에 노출될 줄 알았다. 내가 명백한 피해자임에도 저 여자가 대체 어떻게 하고 다녔기에 폭행까지 당했겠느냐며 원죄를 여자한테 뒤집어씌우리란 것도 예상한 바다. 그렇더라도 예상이 한 치도 틀리지 않으니까 마음이 좋진 않다. 느닷없이 당한 사고였고, 내가 먼저 시비를 건 것도, 같이 싸운 것도 아니니 나로서는 억울하고 말이 안 되는 상황 아닌가.
▼ 폭행 후유증이 있나. 당시 찢어진 두피가 아물고 난 뒤 그 부위에 머리카락이 안 난다. 그게 머리를 단장할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안 보이게 해야 하니까. 평생 그래야 할 거다.
아이들을 데리고 사람 많은 곳에 가기 두려워
▼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최근 SNS를 통해 수차 대변인 제의를 했는데 수락하기로 했나. 그럴 리가 있나. 그분에게 처음 입당 제의를 받은 건 지난해 내가 팟캐스트에 출연했을 때다. 그분이 그 자리에서 돌발적으로 공화당으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그때는 웃고 넘겼다. 근데 그 이후에도 계속 SNS를 통해 대변인 제의를 하더라. 내게도 그런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장문의 글을 써서 진지하게 입당을 권하니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또 무슨 이야기를 들으려고 그걸 받아들이겠나.
▼ 최근 둘이 만나 얘기하는 사진을 봤다. 그 자리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한 건가. 내가 부족하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는데 그분이 자꾸 입당 제의를 해서 내 의사를 분명히 밝히려고 한번 만났다. 종로의 허름한 식당에서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대변인 제의는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도 많고. 정치를 잘 알지도 못한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그게 전부다.
▼ 그동안 인터뷰나 방송을 할 때 입고 나간 의상 가격을 지난해 12월 개인 블로그에 밝혀 인터넷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왜 갑자기 그런 글을 올린 건가(김씨는 당시 방송과 언론 인터뷰 때 입은 재킷 가격을 일일이 밝힌 후 “상의만 총 2천만 원 어치고, 협찬은 없었다”고 했다). 그 무렵 내 일거수일투족이 다 기사화됐고, 내가 블로그에 쓰는 글에 대해서는 어떤 좋은 말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종합편성채널에서는 종일 나에 대한 자극적인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조용히 살고 싶은데 무슨 말만 하면 꼬투리를 잡으니까 불쾌한 심경을 토로하려고 그런 글을 올린 거다. 나를 자꾸 자극하는 데 대한 내 나름의 시위였다. 이후 ‘명품 보여드릴까요? 옷 2천만 원어치 입었다고 뭐라 했으니까 와인도 보여드릴까요? 옷보다 더 비싸요’ 하는 글을 올린 것도 그런 차원이다. 공인도 아닌 나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자꾸 나쁘게 몰아가니까 한번 붙어보자는 마음이 생기더라. 한편으론 ‘이것도 관심이니 감사히 생각하자. 내가 조용하면 되겠지!’ 하면서도 나에 대한 좋지 않은 글을 보면 기분이 나빠진다. 약간 불안정한 심리가 계속되고 있다.
▼ 심리 상태가 구체적으로 어떤가.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면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아도 순간 움츠러든다. 지난 주말 아이들이 밖으로 놀러가자고 했을 때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내게 보낸 그 시선으로 아이들을 볼까 두렵더라. 그래서 아이들 데리고 도자기 만드는 조용한 곳을 다녀왔다. 홀홀단신이라면 마냥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겠는데 아이들 생각하면 마음이 약해진다. 당장 작은 아이가 유치원 졸업식과 초등학교 입학식을 앞두고 있어서 걱정이 많다. 아이들만 생각하면 진짜 아무것도 안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앞으로 아이들을 키우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내가 얼굴에 철판 깔았다는 소리를 들을망정 열심히 돈을 벌어 아이들을 잘 키워내야 하지 않겠나. 가만히 있으면 숨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싫다. 그래서 아이들이 좀 크면 이 엄마를 이해해주지 않을까, 사춘기만 잘 넘기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스스로 위로한다. 아이들이 이만큼 엄마가 저희를 사랑하고 열심히 부양했다는 것만 알아주면 좋겠다.
CEO로 당당히 서고 싶다
▼ 아이들과 대화를 잘하는 편인가. 원래 사이가 좋다. 사실 아이랑 친구처럼 지낸다고 하는 말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큰딸과는 그렇게 되더라. 딸이 립글로스 바르는 걸 좋아해서 화장품 살 때도 같이 다닌다. 요즘은 아이가 선호하는 이니스프리, 네이처 리퍼블릭, 에뛰드하우스 매장을 주로 찾다보니 그 브랜드 제품을 쓰게 되더라(웃음).
▼ 개인 블로그에 밝힌 의상 가격이 보통 전업 주부들은 엄두를 내기 힘든 수준이었다. 어떻게 그런 고가의 옷들을 장만했나. 블로거로 활동하면서 몇 번 목돈을 번 적이 있고, 결혼생활 10년 동안 매달 월세를 받고 있다. 내 이름으로 분양받은 상가다. 매달 남편이 주는 생활비 중 쓰고 남은 돈에 그런 개인적인 수입을 보태 ‘큰 거(고가의 명품의상)’를 하나씩 장만한 것이다.
▼ 블로그 구독자가 2만 명이 넘고 조회수는 20만 건이 넘더라. 협찬 제의가 들어올 것 같다. 많이 들어온다. 사소한 생활용품부터 명품브랜드 제품까지. 그렇다고 협찬 제품을 다 받지는 않는다. 물건이 획기적이라든지 써보고 싶었던 것들,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은 받는다.
▼ 2월 2일 요즘 봉은사에서 예불을 한다는 근황을 블로그에 알렸던데 현재도 진행 중인가. 블로그에 글을 올린 뒤에는 한번 갔다. 봉은사에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게 될까 싶어서다. 대략 한 달쯤 다닌 것 같다. 인적 드문 한밤중이나 새벽 시간을 이용했다. 원래 불교신자라 좀처럼 안정이 안 될 때는 절에 가고 싶더라. 의외겠지만 책을 좋아하는데 잡생각이 많을 때는 집중이 안 됐다. 그럴 때는 봉은사 대웅전에 가서 예불을 드렸다. 화장기 없이 트레이닝복에 패딩점퍼를 걸치고 혼자서 갔다. 집에서 차로 2~3분 거리여서 편하게 다닐 수 있었는데 기도하고 있으면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한번은 딸과 같이 갔는데 아이가 무척 좋아했다.
▼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나. 방송인으로 활동할 생각도 있는 건가. 요즘은 연예인이 아닌 분들이 방송 일을 많이 하고 있어선지 방송 출연 제의가 계속 들어오기는 한다. 하지만 전문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쇼핑호스트나 모델로 활동할 생각도 없다. 지금 눈앞에 닥친 일을 먼저 해결해야 하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기를 바라는가. CEO(전문경영인)라는 타이틀이다. 통합적인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제품 홍보를 할 수도 있고, 자체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도 있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생각하고 있다. 사업 제안도 많이 들어온다. 방송은 팟캐스트나 1인 미디어 등을 통해서도 개인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런 활동도 어떤 타이틀을 달고 사회적인 지위와 역량을 가졌을 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지는 않을 것이다.
글 · 김지영 기자 | 사진 · 박해윤 기자 | 디자인 · 김영화 | 장소 협조 · 라쏨(02-517-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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