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의 첫 대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세돌 9단은 이긴다는 말에 앞서 기계가 알지 못하는 바둑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겠다는 얘기부터 꺼냈다. 이날 회견에는 300명이 넘는 내외신 기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 9단은 딸 혜림 양과 함께 회견장에 나왔고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깜짝 방문해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 9단은 여전히 알파고와의 대국에 자신감을 피력했으나 5 대 0의 완승에선 한발 물러섰다. 그는 “인간의 직관과 감각이 훨씬 우수한 것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러나 예전처럼 큰 차이는 아니라며 5 대 0은 아닐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간이 질 경우 바둑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기계가 바둑의 아름다움을 알고 두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바둑의 가치는 여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도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피로도 느끼지 않고 겁먹거나 긴장하지 않는 게 장점”이라며 “알파고가 실력을 늘리는 데 한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 깜짝 등장한 슈밋 회장은 “1960년대 처음 컴퓨터를 접할 때 꿈꿨던 일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며 “누가 이기든 이번 대국의 승자는 인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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