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우리곁에 성큼… 카페서 손님 맞이도

[인공지능, 겁없는 진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인공지능(AI)을 경험하고 있다. PC와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에 들어갈 때, e메일을 확인할 때 AI는 곳곳에 숨어 일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구글 지메일 스팸분류 서비스다. 지메일은 기계가 스스로 학습해 성능을 개선하는 머신러닝을 통해 99.9%의 스팸을 걸러내는 시스템을 가능케 했다. 구글 포토는 사람의 얼굴과 장소, 시간 등의 맥락을 인식해 자동으로 분류해준다. 친척들이 모두 모인 사진들에 ‘돌잔치’라는 제목을 붙여 두었다면, 그 이후 구글 포토는 알아서 그 시간과 장소의 친척들 사진을 돌잔치 카테고리로 묶어주는 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도 PC에서 제공되는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다. 예컨대 사용자의 편지함에 항공권이 도착하면, 향후 해당 항공기의 출발 시간이나 게이트가 변경되지는 않았는지 알아서 확인하고 사용자에게 통보해주는 식이다.

자연어(일상 음성 언어)를 판독하는 AI 기술은 국내 토종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다. 한국어 ‘데이터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 네이버의 음성 검색은 이러한 AI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다.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해주는 AI 비서도 점차 현실화돼 가고 있다. SK텔레콤이 개발 중인 AI 플랫폼 비미(Be-Me)는 스마트폰 비서 서비스 기능을 구현할 예정이다. 시간, 장소 등 정보를 수집해 다양한 바탕화면 커버를 제공한다. 점심시간 직후 휴대전화를 켜면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주변 카페를 검색할 수 있도록 연결 링크를 걸어두는 식이다.

소프트뱅크의 AI 로봇 ‘페퍼’는 이미 일본 내 1000여 개 네슬레 커피 매장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IBM의 AI 시스템 ‘왓슨’을 적용한 페퍼는 금융 관련 일본어와 영어 질문에도 즉각 답변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돼 있다.

의학 분야에서도 AI가 빠르게 역할을 늘려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IBM 글로벌 본사는 왓슨이 향후 의학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를 발표했다. 왓슨은 환자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뒤 증거를 기반으로 해 치료 옵션들을 식별한다. 이후 다양한 출처로부터 입증 자료를 결합해 의사가 고려할 만한 치료 계획들을 제시한다.

신무경 fighter@donga.com·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