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AI)의 대결이 막을 내렸다. 5전3선승제의 결과는 예상과는 달리 인공지능의 승리. 결과적으로 이번 대결은 인간이 인공지능에 패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아울러 인공지능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 인공지능 기술 경쟁 치열
그럼 인공지능은 우리 곁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을까. 물론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인간을 닮은 인공지능은 아직 출현하지 못했다. 알파고도 바둑에 국한됐을 뿐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려면 갈 길이 멀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먼 미래만의 얘기는 아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가 우리 곁에 많이 있다. 한 예로 게임이 있다. 컴퓨터를 상대로 한 모드에는 일종의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돼 있다. 최근엔 게이머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인공지능까지 등장했다. 엔씨소프트가 인기게임 ‘블레이드&소울’에 적용한 인공지능 캐릭터는 단순 변칙 공격을 넘어 사용자의 데이터를 학습해 전투를 벌인다. 게임 뿐 아니다.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서비스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음성인식도 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애플의 ‘시리’나 구글의 ‘구글 나우’등이 그 예다. 페이스북의 얼굴인식 기술 ‘딥페이스’도 일종의 인공지능이다. 이 보다 진화된 인공지능 기술도 존재한다. 세계 체스 챔피언을 누른 슈퍼컴퓨터 딥블루를 개발하는 등 오랫동안 인공지능 기술을 쌓아온 IBM의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은 보다 진화된 인공지능으로 꼽힌다. 그리고 이번 세기의 대결을 벌인 알파고도 지금까지의 인공지능보다 발전된 기술로 무장했다.
● 부정적 영향 최소화 방안 필요
인공지능은 앞으로 더 다양한 산업분야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도 인공지능의 진화에 따라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분야다. 그 밖에도 금융이나 의료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무한 확대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산업 규모도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인공지능 시장규모는 2015년 1270억 달러에서 2017년 1650억 달러로 고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 관계자는 아직 인공지능 기술적용이 인터넷이나 게임에 국한되는 등 걸음마 수준인 한국의 경우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확대 및 인재육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공지능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이 부분에선 우려와 기대감이 공존한다. 먼저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디스토피아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100년 안에 인공지능이 사람을 뛰어넘을 것이고 결국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인공지능 연구는 악마를 불러내는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인공지능이 사회적 난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우리는 인공지능을 인간이 하기 힘든 작업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아직 먼 미래의 얘기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