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미래를 이끌 20대의 ‘금융 문맹(文盲)’ 수준이 60대 이상 고령층보다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식이 모자란 20대 청년들이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으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대거 ‘실신(실업+신용불량) 세대’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의 ‘금융 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20∼60대 금융소비자의 금융 이해력은 100점 만점에 평균 38.3점에 그쳤다. 이 중에서도 20대의 금융 이해력이 33.0점으로 가장 낮았다. 2014년(37.3점)보다도 4.3점이 하락한 수치다. 특히 물가 금리 위험분산 등 금융의 기초 개념을 묻는 조사에서도 20대는 41.8점을 받아 전체 평균(50.4점)은 물론이고 60대 점수(54.2점)를 한참 밑돌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수도권과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는 25∼64세 2530명에게 금융 이해력 12개 항목을 묻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 이해력까지 떨어지다 보니 제대로 된 금융 활동은커녕 무분별하게 대출을 받았다가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파산하는 20대가 늘고 있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 생산 활동을 왕성하게 시작할 20대가 금융 문맹으로 인해 ‘금융 실패’에 직면하면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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